미국 경제지 포천의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우량기업들의 초기 성장율은 연간 20%에 이를 만큼 수직 상승했다. 기업 경영자라면 무제한 성장을 원하는 것이 당연지사. 그러나 예외없이 일정기간이 지나 조직과 매출의 규모가 커지면 성장율은 떨어졌다. 어느 순간 스톨 포인트에 이르러 기업은 성장이 주춤하게 된 것. 스톨 포인트란 직선으로 뻗어가던 성장 속도가 한계에 도달해 구부러지는 시점 즉, 성장 한계점를 뜻한다. 그렇다면 왜 기업은 스톨 포인트에 직면하는 것일까. 전략경영 대책 전문가인 저자들은 성장 리듬이 한계에 달하는 스톨 포인트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각 산업분야의 대표 기업 50개를 선정해 이들의 성장실태를 분석했다. 조사를 통해 저자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어떤 기업이든 스톨의 덫에 걸려들 수 있으며, 스톨은 연착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스톨이 발생한 기업의 76%는 재도약에 실패했으며, 스톨 직면 후 고성장률을 회복한 기업은 전체 기업 중 11%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스톨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기업의 몸집이 커지기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또 대부분 기업은 스톨에 빠진 후부터 매출이 급락하기 때문에 스톨이 다가올 것이라고 내부에서 예측하기는 어렵다. 스톨의 맹렬한 기세와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경영진들은 대처 능력을 상실하기도 한다. 스톨 포인트의 원인은 무엇일까. 책은 통제 가능한 요인들(87%)과 통제 불가능한 요인(13%)으로 구분해 스톨 포인트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통제 가능한 요인들 중 대표적인 것은 '시장 선두주자 자리에 대한 과신'(23%)이었으며, '기술혁신 관리 실패'(13%), '핵심사업의 성급한 포기'(10%) 등 내부적인 요인이었으며, 통제 불가능한 것들로는 '정부 규제조치'(7%), '경기하강'(4%) 등 외부적인 요인이었다. 스톨 포인트도 내부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들은 경영진의 역량부족이 스톨 포인트를 불러오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한다. 성장률이 정체되면 경영진이 이를 인식하고 기업 전략과 외부 환경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효율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책은 기업이 스스로 조직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진단서를 제공하고, 만약 스톨 포인트에 빠졌다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도록 필요한 전략을 알려준다. 풍부한 데이터를 분석해 알려주는 스톨 포인트의 원인과 진단법 그리고 해결책은 정체기에 접어든 기업들을 솔깃하게 한다. 복잡한 그래프와 차트가 많아 자칫 딱딱해 보이지만 저자들의 설명은 실무자들의 가슴을 파고들 만큼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라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책을 놓기 어렵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