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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학에 부는 '특허' 바람

얼마 전 지방의 모 교수가 특허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받은 대가 전부를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특허기술 이전 덕택에 학생이 혜택을 본 셈이다. 더 나아가 특허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이 경영을 잘해 사세가 더욱 확장된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가 늘어날 것이고 국민에게는 일자리까지 제공해주는 셈이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이처럼 대학의 특허 활동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먼저 대학의 특허 출원 건수를 보면 지난 2000년에는 전체 내국인 출원의 1% 수준이었지만 2005년도에는 2.4%로 증가했다. 또 국내 대학 전체의 기술 이전 금액을 보면 2003년 2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2005년에는 3배가 증가한 6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특허 성과는 양적인 면이나 특허기술 이전ㆍ사업화라는 질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다. 대학은 우리나라 전체 박사급 인력의 69%를 보유하고 있고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의 10%를 사용하는 혁신 잠재력이 풍부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학의 혁신 잠재력을 활발하게 하려면 무엇부터 변해야 할까. 첫째, 대학 구성원의 특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은 교직원과 학생들이 특허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이 분야에 대한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특허 관리 전담조직(산학협력단)이 보강돼야 한다. 현재 국내 대학의 특허 관리 전담조직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컬럼비아대학은 21명이, 스탠포드대학은 30명이 특허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반면 국내 대학의 현실은 10여명 정도가 지식재산 업무를 수행할 뿐이다. 특히 이들 대다수가 겸직이거나 행정직원으로 전문 요원이라는 용어를 쓰기가 무색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연구 업적 평가 때 논문 위주의 평가를 탈피해 특허도 논문과 동등하게 평가해주고 연구비 계산시 특허 비용을 감안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도 최근 들어 대학의 특허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특허 관리 조직과 역량이 부족한 대학에 변리사나 기업체 출신의 특허 관리 어드바이저를 파견해 지식재산 관리와 기술 이전을 돕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이공계 대학생들이 특허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24개 대학의 학부 과정과 2개 대학의 대학원 과정에 특허강좌 개설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는 30개 대학과 4개 대학원으로 확대, 특허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재산의 보고인 대학의 최고경영자(CEO), 총장들의 경영 마인드다. CEO인 대학 총장이 R&D 투자의 권리화와 기술 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학 사회에 특허라는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데 앞장서야 한다. 대학은 교육이라는 본연의 임무 외에도 기업에 원천기술을 이전하고 우수한 벤처기업을 키워냄으로써 사회 공헌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역할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컬럼비아대학은 2004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기술료 수입이 1,700억원에 달하고 스탠포드대학도 대학에서 발명된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바이오산업 분야의 선구자이며 대표기업인 ‘제넨텍’이라는 기업을 탄생시켰다. 이 같은 성과 덕택에 지난 10년간 미국 대학 특허 활동의 경제적 효과가 무려 409조원에 이르고 27만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내수ㆍ투자 부진 등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세계 최대시장이자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은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 진입의 문턱을 넘어 재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시기에 국내 대학들이 FTA 타결을 계기로 삼아 특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국내 발명 활동과 기술 혁신의 구심점으로 거듭나 우리 기업의 세계 진출과 일류화를 위한 파워하우스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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