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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에… 가계 지갑 안연다

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

가구당 月소득 2.6% 늘었지만 지출은 0.2% 증가하는데 그쳐

소비성향 72.3%로 12년래 최저

경기 부진에 고령화 대비 영향


올 1·4분기 우리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 비율)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후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진이 여전한데다 고령화 등에 따른 노후 준비 부족으로 불안 심리마저 커지면서 돈 씀씀이가 크게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 1·4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전년 동기보다 2.1%포인트 줄어든 72.3%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전국 단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1·4분기 기준으로는 최저치다. 지난해 4·4분기(71.5%)보다는 0.8%포인트 증가했지만 소비심리가 여전히 한겨울임을 보여준다.

평균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유는 바로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지출이 적기 때문. 연도별 가계수지 증감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가계의 소득 증가율은 소비지출 증가율을 밑도는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경향은 2012년부터 반전돼 소득은 크게 증가했지만 지출은 거의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실제 올 1·4분기 전국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1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소득으로 따져봐도 2.0%가 늘었다. 소득에서 조세·연금 지출 등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366만8,000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0% 늘었다.



반면 월평균 지출은 350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고작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올해부터 가격이 2,000원(10.3%) 오른 담배를 제외하면 2%대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한 주요 지출품목은 식료품·음식·주거 등에 불과했다. 통신비 지출은 인터넷 가격 할인으로, 교통비 지출은 저유가 등의 호재로 각각 8.4%, 4.5% 나 감소했다. 이래저래 소비가 많이 줄어 한마디로 먹고사는 데 필수적인 요소를 제외하고는 지갑이 거의 열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계가 늘어난 소득을 부채를 갚기 위해 사용했을 수도 있고 고령화에 대한 대비로 소비를 줄이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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