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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들 7대 관광명소 '스토리북'

경복궁·북촌·수원화성… 그 숨은 뒷이야기 찾아 떠나볼까

/=연합뉴스

경복궁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인 향원정 인근의 모습. 정자로서 경회루가 웅장하고 남성적인 느낌이면 향원정은 우아하고 여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정자 옆으로는 취향교라는 다리를 놓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창덕궁 중심 건물인 인정전의 모습. 이곳에서 조선시대 왕의 즉위식, 외국사신 접견, 과거시험 등 국가의 큰 행사가 진행됐다.

수원 화성에서 매일 공연되는 전통무예 ''무예24기'' 시범공연. 수원 화성은 ''조선이 곧 중화''라는 의식으로 무장한 정조 때 지어졌다.

경복궁, 근정전 앞에 박석 깐 이유는 미끄럼 방지 등 효과

창덕궁, 조선왕조 5대 궁궐중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 등재북촌

북촌, 일제시대때 주택회사들이 근대적 한옥 대거 분양

남산골 한옥마을, 1989년 서울에 흩어졌던 한옥 다섯채 옮겨와 조성

수원화성, 인부들 체력유지 위해 소 도축…'갈비고장' 유명세

석굴암, 160㎝ 사람이 불상의 머리·광배 일치된 원형 감상

불국사, 대웅전 2단 높이 '계단형 돌다리' 불교적 의미 담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정말 혹시라도 서양제국은 물론이고 중국이나 일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못하니까 식민지 꼴이 났다고 평소 위축이 되지 않았나.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갖고 돌아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궁궐의 창살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든지 '궁궐 답도에 조선은 용을 쓸 수 없어 봉황을 사용한다'는 식이다. 우리 스스로 우리 문화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덩치만 크고 성질 사나운 이웃들과 마주하며 살기 위해서 더욱 그렇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국내 대표적인 방문지인 경복궁, 창덕궁, 북촌, 남산골 한옥마을, 불국사, 석굴암, 수원 화성 등 일곱 곳을 선정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안내책자 '중국인 주요방문지 스토리북'을 13일부터 배포한다. 우선은 문화관광해설사들을 위한 것이지만 일반인들도 유용하게 읽을 수 있다.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한글과 중국어가 나란히 병기돼 있다. 스토리북 가운데 흥미 있는 열 가지를 선정했다.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중국의 춘제(春節) 연휴기간(2월18~24일) 동안 중국인 방문객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중국 단체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경복궁 등 7개 지역에 대한 한국어·중국어 병기 소개서를 배포한다. 여기에 나온 재미있는 내용을 간추려본다.

1. 경복궁에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본래의 10분의1 정도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들어서는 등 심하게 훼손됐고 한국전쟁 때 불타기도 했다. 정부는 복원사업을 통해 지난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총 89동의 건물을 복원했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전각의 76%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2.경복궁 근정전 앞에는 박석(薄石)이 깔려 있다. 박석이 깔린 넓은 공간을 '조정(朝廷)'이라고 한다. 조정의 바닥에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기만 한 박석을 깐 이유는 실용성 때문이다. 왕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하는 신하들에게 바닥에 반사된 햇빛은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박석은 햇빛의 반사를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또 걸을 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소리의 공명효과도 있어 왕의 목소리가 잘 전달된다고 한다.



3. 조선왕조의 5대 궁궐(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가운데 유일하게 창덕궁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경복궁이 넓은 평지에 일직선상으로 들어서 있는 것에 반해 창덕궁 건물은 뒤에 낮은 언덕을 두고 좌우에 펼쳐져 있다. 정문인 돈화문도 궁궐 중심이 아닌 서남쪽 모퉁이에 남쪽을 향해 있다. 정전인 인정전은 돈화문의 동북방향에 있고 편전인 선정전은 정전 오른쪽에 있다.

4. 창덕궁에서 조정으로부터 인정전으로 올라가면 하월대·상월대라는 두 개의 기단이 있다. 월대 계단에는 세 개의 길이 만들어져 있다. 중앙의 계단 가운데 경사진 돌판에 봉황 두 마리가 조각돼 있다. 왕이 가마를 타고 오르는 '답도(踏道)'다. 봉황은 성군이 나타나거나 나라를 잘 다스려 태평성세가 되면 나타난다는 상상의 새다. 왕이 지날 때마다 답도에 새겨 놓은 봉황을 보면서 선정을 베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징물이다.

5. 국내 대표적인 한옥촌인 북촌한옥마을은 실제 1930년대에 생겼다. 1920년대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전통마을이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주택경영회사들이 토지를 매입해 중소규모의 한옥을 대규모로 건설해 분양한 것이다. 주택경영회사들은 대량의 한옥을 건설하며서 표준화된 목재를 사용했고 대청에 유리문을 다는가 하면 처마에 함석 챙을 이어다는 등 전통한옥과는 다른 유형의 한옥을 공급했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에 근대적인 주택의 요소가 더해진 셈이다.

6. 더 오래된 과거를 보고 싶으면 남산을 찾을 수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1989년 남산골 제모습 찾기 사업을 하면서 서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한옥 다섯 채를 옮겨와 조성됐다.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청학지라는 큰 연못과 천우각이라는 누각이 있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동쪽에 옥인동 윤씨 가옥,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댁 재실, 관훈동 민씨 가옥,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등이다. 이 가운데 윤씨 가옥과 윤택영댁 재실은 1910년 전후로, 이승업 가옥은 1860년대, 김춘영 가옥은 1890년대 각각 지어졌다.

7. 오늘날 수원은 '갈비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1940년대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우시장이 있었기 때문인데 우시장이 발달하게 된 것은 수원 화성 때문이다. 조선시대 소는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귀한 동물이었기에 도축이 엄격히 제한됐다. 그런데 거대한 수원 화성을 쌓는 데 참여한 인부들이 건강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원에서만큼은 소 도축을 허용해 우시장이 발달하게 됐다.

8. 수원 화성의 행궁에서 드라마 '대장금'이 촬영됐는데 주로 복내당에서다. 복내당은 정조가 머물던 곳으로 평상시에는 화성유수가 가족들과 지내다가 왕이 행차하면 거처로 사용했다. 대장금의 촬영장소로 사용돼 현재 드라마의 여러 장면이 마네킹으로 연출돼 있다.

9.불국사 대웅전으로 가는 길에 2단으로 높게 쌓아 올린 돌다리가 보인다. 아래쪽 것은 청운교(靑雲橋), 위쪽 것은 백운교(白雲橋)인데 '구름다리'라고도 한다. 계단을 다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불교적 의미에서다. 불경에 따르면 부처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물을 건너고 구름 위를 가야 한다. 청운교·백운교는 물을 건너는 다리이자 구름 위를 걷는 다리라는 뜻에서 생겼다. 계단 아래 아치형 터널은 물이 흐르는 다리임을 표현한 것이다.

10. 석굴암 정면에서 본존불을 바라보면 머리 뒤로 연꽃 문양의 원 장식인 '광배'가 보인다. 머리 뒤 벽면에 조각돼 있어서 전실에서 예배드리는 사람에게만 정확하게 보이도록 했다. 특이한 점은 둥근 광배가 가로가 조금 긴 타원형으로 돼 있다는 것이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광배가 다르게 보이는 데 키가 큰 사람이 보면 아래쪽으로 내려간 듯하고 키가 작은 사람이 보면 머리 위쪽으로 약간 올라간 듯하다. 눈높이가 160㎝인 사람이 바라봤을 때 불상의 머리와 광배가 정확하게 일치돼 완벽한 원형이다. 당시 신라인들의 키가 기준이 되어 가장 극적인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도록 계산한 것이다.

◇춘제 기간에 유커 12만6,000명 방문할 듯=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중국 춘제 연휴기간(2월18~24일) 한국을 방문할 유커가 지난해 대비 약 30% 증가한 12만6,000명으로 예상했다. 춘제 연휴에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2012년의 경우 5만713명으로 5만명을 처음 돌파한 후 지난해는 9만6,911명에 달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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