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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등학교 학생의 학력은 뛰어나지만 학교간의 격차가 너무 큽니다. 학교간의 격차는 작고 교내 학생간의 차이가 어느 정도 있는 구조가 학생들의 발전에 가장 적합하다는 관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버나드 휴고니어(5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국 부국장은 8일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 결과를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한국 고교생의 실력에 대해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 같은 조언을 했다. 비슷한 학생들끼리 모여 있는 경우보다 실력에 차이가 있는 학생들을 모아놓을 경우 전체 학생들의 실력이 높아진다는 분석 보고서가 있다는 설명이다. 휴고니어 부국장은 또 이질적인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교사들과 특별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교간 격차가 크지 않고 교내 격차가 큰 뉴질랜드나 스웨덴ㆍ핀란드가 바람직한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학교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등을 학교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자율성을 확대하는 게 효과가 있지만 이는 학교간의 재원격차가 없도록 보장해줘야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한국 고교생의 학력이 높은 것은 과열된 사교육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멕시코ㆍ러시아ㆍ터키 등 한국보다 훨씬 사교육이 심한 나라들이 수두룩하다”며 “그렇지만 학력수준이 한국에 비교되지 못할 정도라는 것을 보면 사교육과 큰 상관관계는 없다”고 답변했다. 한국학생이 정말 창의적이냐는 질문에는 “이번 측정방법이 창의력을 측정한 것은 아니어서 정확한 결과를 알지는 못하지만 문제해결능력이 1등이라는 것은 직관력이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휴고니어 부국장은 “수학 학력이 2위로 매우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안해 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할 경우 핀란드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는 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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