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급 억대수입에 스태프는 생계수준 못미쳐, "합리적 공생틀 마련돼야 영화산업 발전" 목소리
| 글과 직접적 연관성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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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 제작비 추이
(단위:억원)
영진위자체조사기준(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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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성공과 함께 영화배우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3년전 3억원대의 특급 남자 영화배우의 몸값은 5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여자배우 경우도 2억원대에서 3억원대로 높아졌다. 게다가 출연한 영화의 관객 동원 실적에 따라 받는 ‘러닝 개런티’도 일반화 되면서 수 억원 대의 추가수입까지 생기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게 마련.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스텝들의 수입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한 공청회에서는 영화 스텝들의 연평균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연 640만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 영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배우뿐 아니라 제작사, 스텝들간의 합리적인 공생관계가 설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 몸값엔 한계가 없다 = 배우들의 몸값은 아직도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흥행이 보장되는 스타급 배우가 드문 데다가 다른 직종에 비해 퇴직금 등이 없다는 점에서 고액 몸값을 부추킨다.
남자 영화배우들의 몸값은 보통 송광호, 최민식을 기준으로 한다. 현재 송광호의 영화 한 편당 공식 출연료는 대략 5억원대. 그 바로 밑의 최민식도 잇따른 흥행 성공으로 몸값이 이에 육박하고 있다. ‘올드보이’의 최민식은 2억원의 기본 출연료외에 3억원 정도의 러닝 개런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전 ‘쉬리’의 한석규는 공식출연료 2억5,000만원 외에 러닝 캐런티로 15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 외 대형 스타급에 속하는 장동건, 이병헌, 설경구, 정우성 등도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사이의 기본 출연료를 받고 있다.
여자배우들의 경우는 남자 배우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최근 최고 수준의 배우로 떠오른 전지현의 경우 오는 6월 개봉되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출연료로 3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지원, 심은하, 전도연이 2억원대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 그 뒤로 김하늘, 최진실, 고소영, 김희선, 신은경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스타급 연예인들의 경우는 한번에 수억 원을 보장하는 CF시장도 활짝 열려 있다.
◇ 몸값이 영화 제작비의 30%이상 차지 = 한국영화가 연일 상종가를 치면서 영화 감독들 몸값 역시 치솟고 있다. ‘올드 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2억원의 기본 개런티 외에 수억 원의 개런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규, 강우석 감독 등 흥행에 성공한 감독들도 1억~1억5,000만원 정도의 기본 개런티 외에 ‘관객 100만이상시 1인당 100원’하는 식이나 ‘제작사 수익지분의 20%’하는 식의 러닝 개런티를 받고 있다. 얼마간의 경력이 쌓인 신인감독들도 3,000~4,000만원대의 기본 수입은 올리고 있다는 게 영화계 설명이다.
감독들은 자기 영화에 대한 책임감에서라도 순 제작비를 키우는 기본 개런티보다 러닝 개런티를 선호하는 게 특징. 영화사 관계자는 “최근엔 영화배우 외에 대부분의 감독들이 러닝 개런티를 요구하고 제작사들도 손익분기점을 낮출 수 있어 이에 적극 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연 배우들과 감독들의 높은 개런티는 영화 전체 제작비의 30%를 웃돌기도 하는 등 영화 제작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계는 40억원 이상을 들인 블록버스터들의 제작비중 15억원 이상이 배우 개런티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2년도 영화 총 제작비는 전년도에 비해 31.9%나 급증했다. 최근에는 순제작비(기획, 출연료, 각종설비 기자재비, 편집료 등)외에 영화 제작후에 필름복사 및 광고홍보 등에 투입되는 PNA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영화 스테프들은 최저 생계비 미만의 수준 = 스타들의 화려한 이면에는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스텝들의 상상하기 어려운 참담함이 숨어 있다.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는 스타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스텝들은 단역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근로자의 최저 임금도 안 되는 수입에 의지하고 있는 것. 카메라, 설비, 조명, 기획 등에 종사하는 이들은 도제식으로 영화 제작에 참가하면서 ‘편당 얼마식’으로 수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일반 직장인들처럼 어떠한 복지혜택도, 노후보장도 받지 못하고 있다. 영화계내의 이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최근 각 대학의 영화관련학과들이 졸업생을 대거 배출하면서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영화스테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는 영화 현장인력의 작품 당 평균수입은 540만원으로 연간 640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장의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의 연봉환산액(1,236만원)의 51.3%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4부조수연합(한국영화조감독협회, 한국영화제작부협회, 촬영조수협의회, 조명조수협의회)은 “스탭들의 40%가 하루 평균 13~16시간씩 일하면서도 전체 54.8%가 어떤 보험혜택도 못 받고 있다”며 “한국 영화의 성공에 따른 열매가 일부 스타급 연예인이나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일반 제작자들에게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을 때 한국 영화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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