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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기부문화 정착, 제도부터 개선해야"

'자선재단 이사장' 최경주 "세금환급률 낮아 기부 가로막는 경우도"

"다음 손길은 신생아 살리기에"

최경주 /이호재기자

‘탱크’ 최경주는 두 번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경력 중 가장 큰 우승을 차지한 직후 그는 캐디, 매니저와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번째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 ‘최경주재단 자선골프대회 및 후원의 밤’에서였다. 그는 “장학사업을 하면서 만난 아이들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힘을 얻었다”며 재단 후원에 참여한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던 중 ‘울컥’ 했다.

골프 개척자 최경주는 기부 개척자이기도 하다. 미국 PGA 투어를 뛰면서 선진 골프 문화뿐 아니라 그들의 앞선 나눔과 기부 문화를 적극적으로 습득했다.

그는 선수이자 2007년 창립한 최경주재단의 이사장이다. 골프 꿈나무 육성을 위한 장학재단으로 시작해 다양한 분야의 재능 있는 청소년 지원, 도서관 설립 사업, 국내외 구호 등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네팔,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큰 상처를 겪은 안산 단원고, 2013년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 등 재단의 손길이 닿은 곳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경주가 재단을 통해 실현하려는 것은 뭘까. “재단을 통해 인연을 맺은 많은 아이들이 봉사와 배려, 그리고 감사와 남을 위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추구하는 목표인 인성 함양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봅니다. 그들은 골프를 해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남을 위하고 부모님과 주변 사람 등 도와주는 분들을 위해서 아주 열심히 합니다.” 이타심을 배운 아이들이 만들어 나갈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듯했다. 그는 재단을 통해 다수의 국가대표가 배출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반갑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바뀔 수 있냐, 어떻게 하면 재단 꿈나무로 들어갈 수 있냐’ 하는 말을 들을 때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단 운영 문제를 얘기할 때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미국은 재단에 기부하면 전액 세금 환급을 해주지만 우리나라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지원하면 30%, 국가 지정단체에 기부하면 50%를 환급해 줍니다. 기업인 등 주변에 기부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70%를 자기 돈으로 내면서까지는 힘들어 합니다. 지원 대상자를 정하는 것도 절차가 복잡하지요. 정부에서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데 이런 제도적인 부분을 좀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그는 “당장 100% 미국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재단의 실적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환급률을 100%, 80% 등으로 해주는 방법을 생각해볼 만하다”고 기부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다.

앞으로는 의료 분야 지원을 늘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돈이 없어 간단한 수술로 고칠 수 있는데도 아이를 포기하거나 인큐베이터 비용을 대지 못해 어린 생명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저 혼자는 안 되고 우리가 다함께 보듬고 가야할 부분들을 위해 뭔가 남기고 환원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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