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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10,000시대] 1. 의미와 전망
입력1999-03-17 00:00:00
수정
1999.03.17 00:00:00
【뉴욕=김인영 특파원】 뉴욕증권거래소(NYE)가 개장한지 20분이 지난 16일 상오 9시 50분. 트레이더들은 두손을 높이 쳐들고 환호를 보냈다. 뉴욕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DJIA)는 투자자들의 열광적인 축하를 받으며 「10,000」을 돌파, 다섯자리 수의 시대를 열었다.다우 지수는 이날 1만1.78을 기록한 후 떨어졌으나, 뉴욕 월가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는 강한 자신감을 확인했다. 다우 1만 돌파는 1896년 창설 이후 103년, 1908년 100 돌파후 91년, 72년 1,000 돌파후 27년만의 일이다.
자본 시장은 심리에 의해 움직인다. 다우존스 지수는 GM·GE·IBM·AT&T 등 블루칩 30개 종목의 산술평균이며, 뉴욕 증시의 4분의1을 대표하지만, 세계 주가총액의 절반이 거래되는 뉴욕 증시의 상징이다. 따라서 지난해말 이후 다우 지수의 급등은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고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음을 반영한다. 다우 1만 포인트가 단순한 숫자상의 커트라인을 넘어서 아시아와 유럽·중남미 주식시장의 상승을 동반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다우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인 지난해 10월 7,400대까지 떨어졌다가 5개월만에 34%나 회복했다.
지난해 9월 세계 대공황의 공포에서 다우 1만에 이르기까지 6개월 사이에 마켓 심리를 전환한 요인은 미국 경제의 안정과 아시아 경제의 회복 등 두 가지다. 골드만 삭스의 투자 전략가인 애비 코헨씨는 『다우 1만의 첫째 이유는 미국 경제의 건실함』이라며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특히 한국등이 안정된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다우 1만의 1등 공신은 8년째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경제다. 미국은 저실업율과 저인플레이션, 저이자율의 「3저」 토대 위에 지난해 4·4분기에 6.1%의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또 아시아 경제의 축인 일본 경제가 연초에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경제권이 급속하게 회복하는 것도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인 월가에 안정심리를 가져다 주었다.
뉴욕 증시의 활황은 80년대의 고통스런 구조조정을 거친 연후에 얻은 열매다. 레이건 대통령의 산업경쟁 정책, 부시 대통령의 금융 구조조정, 80년대말 기업들의 리스트럭춰링 등에 힘입어 실물경제가 회복됐고, 증시 상승의 펀더맨털을 형성했다. 82년에 15%에 이르던 미국 재무부 채권(TB) 수익율이 현재 5.5%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에 인플레이션율은 11%에서 영에 가깝게 하락했다. 실업율은 11%에서 평생 직장을 보장하던 일본의 실업율보다 낮은 4.4%로 떨어졌다.
다우 1만은 한국과 아시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 증시 상승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으로 미국에 몰려있던 국제 유동성이 아시아로 몰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일본의 초저금리에도 불구, 엔화 강세 기조가 다시 살아나고, 아시아 증시에 낙관적 마켓심리를 불어넣고 있다.
엔화는 지난주 1달러당 123엔을 기록한 이후 8일째 강세를 유지,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117엔 대에 거래됐다. 일본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로 일본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국가간 유동성의 흐름은 금리 차이와 주가 상승율의 차이에 의해 움직인다. 다우 지수는 올들어 8% 상승한데 비해 일본 니케이 지수는 16% 상승했다. 달러 시장보다 엔화 시장에 투자하면 수익율이 높기 때문에 펀드들은 달러를 엔화로 바꾸어 동경 증시로 몰려가고, 이에 따라 한때 약세로 가던 엔화는 다시 강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 ING 베어링스의 외환 전문가 존 맥카시씨는 이달말에 엔화가 1달러당 115엔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우 1만 이후에 대해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엇갈린다. 프루덴셜 증권의 분석가 아캄포라씨는 다우 지수가 올 여름에 1만1,500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 방크 뉴욕지점의 분석가 에드워드 야데니씨는 올해 1만1,000을 넘고, 2005년까지 1만5,000을 넘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비관론도 강하다. 올들어 뉴욕 증시를 주도한 인터넷 주가가 거품이 많고, 미국 경제를 대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메리카 온 라인(AOL)의 주가는 한해전 주당 16달러에서 현재 105달러로 치솟았고, 야후는 1년 사이에 21달러에서 175달러로 상승했다. 4월초 기업들의 1·4분기 영업실적이 발표되면서 다우지수는 최소한 한차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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