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국내 소비자의 지나친 명품 선호가 원인이다. 샤넬 등 일부 유명 제품의 경우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놓자며 구매자가 몰리는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질 정도다. 더욱이 명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명품을 사서 쓰다 몇 년 후 중고품으로 내놓아도 가격인상에 따라 충분히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명품 재테크'라는 이상한 유통구조마저 생긴 상태다. 한국인의 수입 브랜드 사랑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해 일부 해외 수입 브랜드는 신상품을 한국에 제일 먼저 출시해 테스트마켓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잦다. 일부 제품은 최근 수년간 판매가격이 2배나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식을 줄 모르는 구매 열기를 자랑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명품 판매업체는 공공연하게 '가격인상' 카드를 활용하면서 배짱 영업을 하는 실정이다. 잇단 가격인상에 대해 수입 브랜드 업체 측은 "본사와 협의해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며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는 "명품의 본고장인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명품은 미리 사두는 것이 이득이라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의 유별난 명품 구매욕에 따라 가격을 올리면 올릴수록 판매가 잘되는 '기현상'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전자기기 등 공산품시장에서는 세계에서도 유명할 정도로 까다로운 구매 성향을 보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유독 '명품'에만 사족을 못쓰는 기질이 바뀌지 않는 한 유명 명품업체의 '봉' 노릇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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