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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1월 30일] 위기에 더 강한 우리 수출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까지 세계 무역은 매우 순탄하게 성장해갔으나 미국발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올해 세계 각 국의 수출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를 극복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시험에 직면하게 됐다. 그렇다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의 시험 성적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올 1월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34.5%를 기록하자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적 충격에 취약한 우리나라 경제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브랜드가치 높이기 노력의 산물 지난 2008년도 우리나라 무역의존도가 92.3%에 달하자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스로 우리 수출과 경제가 어려운 시험에 취약하다고 인정하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함마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 수출이 2ㆍ4분기부터 감소세가 둔화되고 3ㆍ4분기부터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8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율이 -20%대에 머물렀으나 9월부터 마이너스 한 자릿수대로 둔화됐으며 11월에는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출 회복세는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빠를 뿐 아니라 2월부터 현재까지 월별 수출 감소율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가장 낮게 기록되는 등 우리 수출이 상대적인 호조세를 시현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우리나라가 사상 최초로 세계수출순위 10위권 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어려운 시험에 약하다고 평가됐던 우리 수출이 힘겨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성적이 상승한 것이다. 그렇다면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로 평가됐던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수출이 오히려 진가를 발휘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올해 우리 수출의 상대적 호조 요인으로 자주 언급된 것이 환율효과와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입수요 회복이다. 올해 상반기 원ㆍ달러 환율와 원ㆍ엔화 환율이 각각 최고점인 달러당 1,573원60전 및 100엔당 1620원76전까지 상승하면서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웃 중국이 강력한 내수부양 정책을 시행하면서 대중국 수출 호조가 우리 전체 수출의 빠른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각 국의 경기부양정책이 우리에게만 주어진 기회는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 수출이 올해 선전할 수 있었던 보다 큰 요인은 어려운 시험을 잘 치러낼 수 있을 만큼 우리 수출 기업들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우리나라 수출 품목 순위 1위의 자리를 내주고 와신상담했던 반도체는 불황기 저력을 발휘해 올해 3ㆍ4분기 메모리 세계시장점유율이 48.0%로 상승했다. 액정표시장치(LCD)는 올 10월까지의 수출 증가율이 17.4%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휴대폰은 수요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은 확대됐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빅바이어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 제품에 대해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판은 그동안 우리 수출 기업들이 제품 및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이며 이러한 노력 덕분에 불황기에 우리 수출이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새 먹을거리 발굴도 박차 가해야 아직 우리 수출이 겪어야 할 큰 시험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며 앞으로 끊임없이 다양한 시험을 치러내야만 한다. 조선을 비롯한 수출 주력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추격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이다.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 수출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힘겹게 버텨왔지만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또 다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올해 상대적인 시험 성적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적은 올리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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