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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봉사의 기쁨-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우리 민족은 원래 정이 많은 민족이다. 부잣집 사람들은 4~5월 춘궁기인 보릿고개 철이 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눠주고 길손이 들면 하루 이틀 재워주는 일도 많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눔의 문화는 인색해졌고 사라지려 한다. 잘 알려진 얘기지만 국민 1인당 평균 기부금은 미국·일본 등보다 부끄러울 정도로 턱없이 적다는 통계가 이를 잘 말해준다.

'하느님의 몽당연필'을 자처했던 마더 테레사 수녀는 인류애 실천에 평생을 바쳤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직후 "상금으로 빵을 몇 개나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던 테레사 수녀는 평생 나눔의 삶을 실천하며 "나눔은 우리를 '진정한 부자'로 만들며 나누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누구이며 또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한 연구팀은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학생들에게 테레사 수녀가 환자를 돌보며 봉사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게 한 뒤 이들의 면역항체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측정해봤다. 그 결과 이전보다 수치가 5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해 일어나는 정신적·신체적·사회적 변화를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테레사 수녀의 전기를 읽게 한다거나 선한 일을 생각하거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체내에서 놀라운 치유력과 면역항체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줬다. 나눔의 실천은 정신뿐 아니라 육체의 긍정적 변화까지도 이끌어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우리 회사는 이웃과의 공동체적 삶을 위해 '이웃에 사랑을, 사회에 희망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봉사단을 창단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말 여유마저 빼앗느냐'며 입이 '뾰로통' 튀어나왔던 직원들이 이제는 봉사의 기쁨을 맛보면서 얼굴에 흡족함이 배어나온다. 어르신들을 위해 이·미용 봉사활동을 하고 도시락 배달을 하는가 하면 손발 마사지도 해준다. 주변 어르신 댁의 불편 사항도 해결해준다. 이제는 발전소 주변 마을과 자매마을을 맺은 곳도 많다.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러브펀드 모금에는 전 직원의 91%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봉사활동에 큰 밑천이 되고 있다. 봉사활동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직원들은 엔도르핀이 나온다며 '테레사 효과'를 톡톡히 체험한다고 말한다. 봉사는 남을 위한 일이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은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 구성원이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무척 힘든 일이겠지만 조금 더 낮은 곳, 더 어려운 곳으로 눈을 돌려보자. 그곳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행복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눔을 통해 행복해진다'는 말은 평범하지만 불변의 진리 아닐까.



테레사 수녀는 2013년 우리나라를 방문해 "새벽에 기도하고 묵상한 뒤 바로 빨래를 합니다. 옷이 두 벌이라서 빨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라며 미소 지었다. 이 봄이 가기 전 테레사 수녀의 자서전을 꼭 한 번 읽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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