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용이 많은 회사원 K(42)씨는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말 신용카드를 체크카드로 바꿨다. 최근 카드사용액을 확인하기 위해 급여통장을 들여다보니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보다 월 20만원정도의 지출이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예금잔액 범위에서 사용하다 보니 불필요한 과소비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 직장 초년병인 L(30)씨는 지난해 11월 주로 사용하는 카드를 체크카드로 바꾸는 동시에 결제계좌도 자산관리계좌(CMA)로 과감히 바꿨다. L씨도 통장정리를 하면서 함박 웃음을 지었다. 지출이 준 것도 기뻤지만 은행 보통예금 통장을 활용했을 때 보다 훨씬 높은 금리의 이자가 붙었기 때문이다. 체크카드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K씨와 L씨 같이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CMA+체크카드’로 바꾼 사람들은 무리한 지출도 줄이고 이자도 많이 받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금리에 부가서비스도 풍성=체크카드는 결제계좌에 있는 예금범위에서 결제할 수 있고 신용카드 가맹점이라면 어느 곳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데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소득공제율이 총급여의 15%를 초과하는 금액의 20%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유망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이 앞으로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신상품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면서 다양한 혜택과 부가기능을 지닌 체크카드가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고객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따라서 불필요한 지출과 과소비를 줄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체크카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만만치 않은 신용카드 연회비와 은행 월급통장에서 나오는 쥐꼬리만한 이자에 불만이었던 사람들은 ‘CMA 체크카드’가 안성맞춤이다. 연회비가 없는데다 포인트 적립 등 신용카드 만한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은행 월급 통장에 비해 수십배가 넘는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CMA 평균 금리는 연 4% 정도로 이자가 연 0.1%인 은행 보통예금 통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또 은행 입출금기에서 CMA 계좌에 있는 돈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고, 인터넷 뱅킹비용도 아예 면제되거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각종 부가 할인혜택도 향유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영화, 패밀리 레스토랑, 주유 할인은 물론 상해보험 무료가입 혜택까지 카드사가 제공하는 각종 부가서비스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어 고객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 업계 카드사 판촉 강화= 삼성ㆍ현대ㆍ롯데 등 전 업계 카드사들이 증권사의 CMA를 활용한 체크카드 영업을 강화하면서 이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카드가 내놓은 CMA 체크카드에 가입한 고객이 벌써 2만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월 29일과 2월 1일 CMA 체크카드를 각각 출시한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도 가입자들이 하루 5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삼성ㆍ현대ㆍ신한카드에 이어 최근 LG카드가 신상품을 내놓았고 롯데카드도 상품출시를 서두르고 있어 이 상품의 가입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MA가 새로운 체크카드 결제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CMA 잔고와 계좌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말 현재 CMA 잔고는 10조375억원으로 도입 3년만에 10조원을 넘어섰고 계좌수도 165만개에 달했다. 지난 2005년말 1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여만에 잔고가 6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체크카드 사용실적도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711만1,000매에 불과하던 체크카드 발급 수가 지난해말에는 2,736만3,000매로 1,000만장 이상 늘었다. 이용금액도 2005년 7조4,814억에서 지난해말에는 13조2,262억원으로 1년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닌 체크카드가 출시되고 있는데다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CMA를 활용한 체크카드가 올해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 고객 편의 높이는 쪽으로 진화=카드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고객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춰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카드사들이 내놓는 부가서비스가 비슷하지만 각 카드사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자신에게 혜택이 많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 것이다. 예를 들면 항공마일리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삼성카드가 내놓은 ‘삼성증권 CMA체크가드’가 적격이다. 이 상품은 카드 사용액 1,500원당 대한항공 마일리지 1마일을 준다. 연회비 1만~3만원대의 신용카드 마일리지 적립률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 상품은 또 삼성카드 여행센터에서 항공권을 결제하면 5~8% 할인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고, 제휴 가맹점인 S-Oil에서 주유할 경우 ℓ당 40원을 적립받을 수 있다. 마일리지나 포인트에 신경 쓰기 싫다면 ‘현대 CMA 체크카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상품은 카드 사용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바꿔 매달 CMA 통장에 넣어줘 포인트 사용에 민감하지 못한 직장인에게 적격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또 현대오일뱅크에서 주유시 ℓ당 40원이 적립되는 등 풍성한 혜택으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나온 신한카드와 LG카드가 내놓은 CMA 체크카드도 적립 포인트를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지급하고 놀이공원 및 주유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다. 또 곧 선보일 롯데카드의 상품도 적립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캐시백 기능에다 다양한 포인트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어서 고객들의 선택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획적인 소비를 도와주는 체크카드는 월급통장으로 쉽게 재테크를 시작할 수 있는 CMA와 궁합이 잘 맞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 수 있어 앞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크카드 이런점 유의를
할부·현금서비스 불가능 해외사용 여부 따져봐야 체크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만 14세 이상이면 발급이 가능하고 연회비가 없는데다 신용카드 가맹점이라면 어느 곳에서든 쓸 수 있어 사용이 간편하다는 점이다. 결제계좌에 있는 예금 범위에서 결제할 수 있어 무리한 지출을 원천봉쇄하고 카드대금연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게다가 포인트 적립, 할인 등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얹어주는 각종 혜택도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장점이 많은 대신 신용카드와 비교할 때 단점이 있기 때문에 상품 가입때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체크카드는 우선 할부나 현금서비스 등이 불가능하다. 또 일부 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체크카드는 해외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고객들은 가입할 때 해외사용 가능 여부를 세심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계좌잔액이 있더라도 고액결제를 제한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본인의 사용한도를 반드시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24시간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와는 달리 거래계좌 은행별 일일 전산마감 작업 때문에 심야이용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장점도 많지만 사용에 제한이 되는 점을 우선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이 카드는 소득이 높지 않은 젊은 층의 소액결제나 자녀들의 용돈카드 개념으로 사용하면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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