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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委 위상정립이 핵심안건

민노총 복귀등 새 노사관계 출발여부 관심

노무현 대통령이 31일 노와 사 그리고 노동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개최하는 노사정 대토론회는 노사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시각과 정책비중을 반증하는 것이다. 올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과거의 전례를 그대로 답습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노사관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느냐가 이번 대토론회에서 어느 정도 판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사정위원회 민주노총 복귀와 위상 재정립이 핵심=이날 대토론회는 일단 노동부 장관이 10여분간 현안을 종합보고한 뒤 각 쟁점별로 노와 사가 견해를 밝히는 형태로 진행된다. 하지만 핵심은 사실상 지난 99년 2월 민주노총의 탈퇴 이후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한 노사정위원회의 위상 정립 문제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세부사항을 조율할 기구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한 이날 타협된 내용도 유명무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노사정위를 분기마다 1회 정도 정기주재하는 방안을 노동계에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탈퇴배경이 노사정위원회에서 약속한 내용들이 실제 실천과정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노사정위를 주재하게 될 경우 노사정위원회 정규 멤버인 재경부ㆍ산자부 장관 등 정부 각료를 통해 약속들을 사실상 강제할 수 있다는 게 이 아이디어의 배경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노사정위에 대한 대통령의 정기참관이나 배석이 자칫 노사정위를 파행으로 더 이끌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한 노동전문가는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배석 혹은 주재할 경우 노사정위를 통한 정책집행의 속도와 강도는 달라지겠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수습할 수 있는 힘도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며 최고통수권자 주재의 노사정위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했다. 취지는 좋지만 자칫 ‘검사와의 대화’처럼 국정 최후의 보루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노동운동 강도 시금석=노동계는 이날 대토론회 후 전개될 정부와 사용자측의 실천의지를 보고 향후 투쟁강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 핵심조직인 금속연맹의 노재열 정책실장은 “대토론회는 김영삼ㆍ김대중 대통령도 했다”며 “결과물을 어떻게 현실 속에 반영하느냐를 지켜본 뒤 노동계도 투쟁강도를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노동계가 일부 과도할 정도의 요구조건을 임단협 내용에 담았던 것은 정부정책ㆍ제도개혁을 통한 모든 시도가 무산된 후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노동계의 요구를 정책과 제도로 풀어준다면 거리투쟁의 정당성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말로 이날 토론회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경영계도 노동계가 과도한 요구를 해올 경우 우리나라 기업환경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논리를 적극 편다는 계획이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포기하자는 주장을 할 정도로 현재의 정치와 노동환경 속에서 경영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높다”며 이런 분위기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노와 사는 특히 최근 악화되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환경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계는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이 중소기업 경영악화로 전가되고 있다는 점을, 노동계는 불법 하도급 형태로 근로자를 고용해 근로자들의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노사간 서로 다른 관점을 제3자인 정부가 어떤 형태로 수용해 중재해나갈 것인지가 노사정 대토론회 이후 정부의 과제로 부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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