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한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면서 '첩첩산중'의 위기에 놓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간 매출액은 52조5,824억원으로 지난 2013년보다 3.0% 줄었다. 순손실은 2조2,061억원이다.
지난해 4·4분기에는 영업손실 223억원이 발생해 이전 분기에 비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으나 3·4분기까지 누적손실이 이미 3조원을 넘어 연간 적자가 회사 설립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조선 경기 불황과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며 지난해 2·4분기에 1조1,037억원, 3·4분기에 1조9,346억원의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국내 제조업 역사를 통틀어서도 연간 영업손실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상장협의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2월 결산 상장사 중 3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사례는 2011년 3조2,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한국전력 정도에 불과하다. 한전은 그러나 공기업으로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로 전기요금 인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정 때문에 막대한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현대중공업의 4·4분기 매출은 13조8,46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1.6%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379억원으로 나타났다. 4·4분기 매출 증가는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달성됐다. 조업일수가 늘고 계약변경이 이뤄진데다 대형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 진행돼 매출이 늘었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경영체질 개선과 원가절감 노력,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인 수주 정책 등을 펼쳐 향후 더 나은 실적을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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