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는 것은 금물입니다. 100개의 헤지펀드 중 성공하는 펀드는 5개에 불과할 겁니다.” 차승훈(사진) JP모간자산운용 대표는 서울 남산의 한 식당에서 출범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럽, 홍콩 등 금융 선진국에서 한때 헤지펀드가 대박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면서 창업 붐이 일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며 “헤지펀드 산업이 자리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주장했다. 차 대표에 따르면 JP모간은 최초로 개인투자자용 헤지펀드를 출시한 운용사로 홍콩에서 아시아ㆍ일본ㆍ중국ㆍ한국ㆍ범중국에 투자하는 앱솔루트리턴펀드(절대수익형펀드)를 선보인 바 있다. 차 대표는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요구로 홍콩 금융 당국이 개인들의 헤지펀드 투자를 허용했지만 실제로는 개인투자자들의 흥미가 높지 않았다”며 “현재는 한국, 일본 등에 투자하는 일부 절대수익형펀드는 운용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JP모간 역시 언젠가 헤지펀드 상품을 내놓겠지만 국내물에만 투자하는 롱숏펀드로 연간 8~9% 수준의 수익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자금 순유입 1위를 기록하고 있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펀드’의 운용 순자산이 현재의 2~3배 이상으로 불어나면 국내 주식형 펀드를 추가로 출시해 국내펀드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반기 증시 흐름에 대해서는 중국의 경제 성장과 미국의 경기 반등이 본격적인 상승을 이끄는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 대표는 “중국의 긴축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미국의 경기 모멘텀은 3ㆍ4분기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G2의 경기 회복세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 차 대표는 “분기별 코스피지수 움직임을 살펴본 결과 국내 증시가 9분기 연속 상승해 시장의 피로감이 높아졌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관점은 바뀌지 않았지만 시장의 피로감 탓에 관망세를 보이는 것인 만큼 건전한 조정을 거치면 시장이 본격적인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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