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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5월 22일] 말 한마디

유재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오늘도 어김없이 각종 언론매체들은 곳곳의 사회적 갈등을 전하는 일로 분주하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하고 모든 사회적 현상에 냉소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갈등은 사람 사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이 바로 인간사다. 말은 갈등 해결의 수단으로서 인간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통신매체는 다양해지고 사람 간의 의사소통과 정보의 이동은 그 어느 시대보다 많아졌다.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데 이러한 상황이 크게 도움을 주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여전히 갈등 해결의 열쇠는 통신기술 발달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말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대단한 능력이 있다. 그 능력 중 하나가 말이다. 사람은 말로써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부와 권력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말은 그 자체로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나 삼인성호(三人成虎,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참말로 믿게 됨)라는 사자성어 등을 통해 말의 힘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주셨다. 말은 이렇듯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말을 사용하는 일에는 항상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섣부른 말은 상대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이유도 말실수와 관계가 깊다. 말의 전달통로가 다양해지면서 생각 없는 말에 대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인들의 말실수는 전국민의 관심거리가 되고 불특정다수의 인터넷 악성 댓글은 때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기 몸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깨끗하기를 바란다. 생존에 꼭 필요한 공기부터 먹는 것, 입는 것들을 비롯, 몸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정작 사람의 몸 밖으로 나가는 것들은 대부분 깨끗함과 거리가 멀지 않은가. 그 중 사람들이 내뱉는 생각 없는 말은 더욱 그렇다. 3번 생각하고 1번 말하라는 뜻을 가진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말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는 조상들의 가르침이다. 정보통신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요즘 3번이 아닌 10번쯤은 생각해야 말의 본래 기능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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