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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7일 단행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민대통합위원회 인선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국민대통합위를 이끌 인사들의 면면이 국민통합의 상징성이 부족한데다 포용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금도를 넘어 상대 진영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인사들이 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국민들을 끌어안을 수 있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번 인수위 국민대통합위는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김경재 전 의원과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 윤주경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이사,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이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들 가운데 김경재ㆍ김중태 부위원장의 경우 선거 당시 막말로 야권 지지세력에 큰 상처를 준 인물이라는 점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경재 부위원장은 5일 전남 여수 유세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싸가지 없는 발언이나 하고 호남 사람들을 한 맺히게 했다. 우리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난했다. 김중태 부위원장은 8일 서울 광화문광장 유세에 연설자로 나서 "낙선한 문재인 후보가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 찾아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외치며 부엉이귀신을 따라 저 세상 갈까 걱정"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아무리 초박빙 상태로 전개된 선거라고 해도 전직 대통령에 대해 '싸가지 없다'거나 '부엉이귀신'으로 지칭한 것은 상대 진영에 대한 존중은커녕 아예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나 선거 직전 새누리당에 합류한 한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이 이끌 국민대통합위에 대해 '변절자위원회'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경재 부위원장은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 사고방식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도 "앞으로는 48%의 국민의 입맛에 맞도록 열심히 잘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한편 김 부위원장은 이날 박 당선인의 공약대로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면 전남에 유치하는 방안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호남 총리를 뽑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호남 민심을 어루만지는 게 낫지 않나"라며 "앞으로 밀고 당기는 토론을 거칠 것이며 당선인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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