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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인류 역사·문명 뒤바꾼 날씨

■ 날씨가 바꾼 서프라이징 세계사 (반기성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날씨 변화가 심상치 않다. 올 여름만 하더라도 폭염과 가뭄이 길었던 데 이어 국지성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날씨와 기후의 변화는 생활의 변화는 물론 전쟁을 일으키고 문명의 나침반을 옮겨놓기도 한다.

책은 날씨와 기후가 변수로 작용한 문명의 흥망, 전쟁의 승패 등 역사의 숨은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날씨는 특히 전쟁에 결정적이었다. 춘추전국시대의 전략가이자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자(孫子)는 "유능한 장군은 기상(天)을 잘 알아야 하는데, 이는 낮과 밤, 추위와 더위, 계절의 변화에 대한 분석과 파악, 그리고 이것을 전투에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쟁의 승리를 위해 위대한 지휘관들은 기후를 활용할 줄 알아야 했다. 히틀러는 추운 날씨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탓에 소련 침공에 실패했다. 알렉산더 대왕도 인도 원정 당시 지역 특유의 계절풍 현상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리스의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에 익숙한 병사들에게 인도의 홍수와 장마는 재앙이었고 결국 날씨에 굴복해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인도 무굴제국의 운명을 뒤바꾼 플라시전투에서 영국군 지휘관 로버트 클라이브는 기상조건을 면밀히 검토해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칭기즈칸 역시 사막 날씨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호라즘(Khorezm) 왕국을 정복할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빙하에 갇혀있던 스칸디나비아의 바이킹은 온난하게 변한 기후 덕분에 인류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서기 800년께 지구는 8,000년 만에'중세 온난기'를 맞았다. 이들은 조용한 바다를 안마당처럼 누비며 덴마크 등 북유럽은 물론 프랑스 북부, 잉글랜드 등 유럽 대륙과 북미대륙에까지 정복과 탐험에 나섰다.



때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국가와 민족의 앞날이 바뀌기도 한다. 19세기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감자잎 마름병'은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주식인 감자 생산량의 급감은 대기근으로 이어졌다. 이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도피성 해외 이주로까지 이어졌다.

역사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발해의 멸망이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백두산 분화' 때문이라는 주장도 신빙성이 없지 않다. 고려를 개국한 왕건은 하늘을 읽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휘관이었다. 그는 날씨를 주의 깊게 살핀 덕에 압해도 전투에서 승리해 기반을 더욱 견고히 했다.

현재 케이워더 기상사업본부장인 저자는 군인 출신의 기상전문가라는 배경 덕분에 날씨와 전쟁의 관계에 관한 한 남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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