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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리고 몸을 통한 생명의 찬가

원인종 초대전 선화랑서 11월 4일까지서울 종로구 선화랑에서 조각가 원인종(45ㆍ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의 초대전이 23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린다. 원인종은 몸과 산을 주제로 작업해오는 작가로 꼽힌다. 철, 알루미늄, 흙 등으로 산의 본질을 형상화하되 여기에 인체를 대입시킨다. 작가는 "몸과 산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일체감을 획득코자 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발표된 제15회 선미술상 수상전인 이번 전시회에는 '몸-산' '관악산' 등 최근작이 소개된다. 미술평론가 최태만은 그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원인종의 작품은 바닥에 엎드려 있거나 세워져 있다. 바닥에 뉘어진 작품에서 중성적이며 비인격적인 철판의 표면은 그 가장자리의 예리한 직선이 만드러낸 정방형에 의해 자기경계를 분명하게 규정한다. 그러나 차갑고 육중한 금속의 중심부로부터 일어난 지각변동에 따라 융기된 그 피부는 내부로부터 균열을 일으키며 대지의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하고 있다." 말하자면 원인종의 작품은 자연의 풍경을 응집된 에너지의 형태를 잡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땅과 몸을 일체화시키는 생명의 찬가로 이어진다. 작가는 치악산과 관악산의 언저리에서 언제나 맴돌았다. 치악산이 지척인 원주에서 나서 자랐고,대학시절부터는 과천 남태령에 눌러 앉았다. 그는 "산의 원시성은 가슴과 머리에 낙인처럼 박혀 내 생각의 방향을 지배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관악산 자락인 남태령에서 21년째 살면서 원씨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안겨주는 파괴와 손상을 온몸으로 확인했다. 정착할 때까지만 해도 한적한 시골이던 과천에 동물원이 들어서고 아파트숲이 조성되면서 산들은 곳곳이 할퀴고 찢겨나갔다. 파괴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남태령은 이를 단적으로 상징한다. 원씨는 등고선 지도를 바탕으로 제작된 산의 형상에 쇠못을 촘촘하게 박아 관악산의 아름다움과 위용을 재현했다. 최근 작가는 알루미늄 재료를 작품에 끌어들이고 있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고 고급하거나 저급하지도 않은 재료가 바로 알루미늄이라는 것. 그는 이 재료로 관악산의 웅자를 파노라마처럼 엮어냈다. 문의 (02)734-0458. 이용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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