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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 시작됐다] <2> 가속화하는 부의 이전

증여 늘고… 상속 서두르고… 세대·부부 '금융자산 쪼개기' 열풍<br>금융종합과세 신규 대상자 개인별 과세 최대한 활용위해<br>증여세 면제한도까지 자산 분할<br>'차명계좌 증여 추정' 선제대응… 거액 자산가는 상속 앞당겨


저금리ㆍ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과세기준까지 대폭 강화하면서 가족 간 증여를 통한 부(富)의 이전과 분할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자산을 본인 명의로만 거래하던 고객들은 가족 간 증여를 통해 소득을 분산하고 있고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 그간 미루기만 하던 상속 시기를 앞당기려는 '슈퍼 리치'도 크게 늘었다. 한마디로 세대 간, 부부 간에 부의 증여나 상속을 보다 전략적 관점에서 숙고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강형원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세무팀장은 "새롭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된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고액 자산가들도 상속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과세당국의 속내에 민감한 부자들이 앞으로 금융상품이나 차명계좌 등에 대한 과세가 더 촘촘해질 것으로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서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절세 위한 소득분산, 증여 나서는 사람들=올해 자금 흐름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의 확대 조치다. 이자 및 배당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세전)을 넘으면 과세 대상자가 됨에 따라 고액 자산가는 물론 직장인도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고객 입장에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개인별 과세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부의 이전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다. 흐름은 크게 보면 투트랙으로 정리된다.

우선 이번에 새롭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 사람들은 금융자산을 나누기 시작했다. 배우자의 경우 6억원, 자녀의 경우 3,000만원까지는 증여해도 10년간 증여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북적거렸던 은행 PB 및 보험사의 자산관리 전담 창구도 최근에는 상속ㆍ증여 등과 관련한 상담을 받으려는 자산가들로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요즘은 장년층 고객도 건강보다 절세를 주제로 얘기할 정도로 증여는 부자들에게 뜨거운 감자로 통한다. 특히 어떤 금융상품을 누구에게 이전시키는 것이 유리한지가 주된 관심사다. 이상도 우리은행 투체어스 대치중앙PB센터 팀장은 "증여할 때도 우선순위가 있다"며 "비과세 상품과 금융소득이 적게 발생하는 상품들에 앞서 누적된 이자나 수익을 한꺼번에 받는 상품부터 증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송민우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서울센터 팀장도 "증여를 한다면 증여세 한도가 10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증여자금으로 주식을 사든지, 브라질 채권을 사든지 하는 식으로 장기적 자금활용 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속에 나서는 고액 자산가들=거부들이 상속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강 팀장은 "정부가 차명계좌를 통한 증여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면서 이미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였던 고객들이 상속 시기를 앞당겨 차라리 금융소득종합과세 적용에 따른 세금을 줄이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에 들어간 '차명계좌 증여 추정' 규정을 주목하고 있다. 과세당국은 그간 원금보장이나 절세혜택을 보려고 통장 명의를 부모나 자녀의 이름으로 해오던 관행을 눈감아줬는데 이 규정으로 더는 어렵게 됐다. 증여세 부과를 피하려면 세무당국에 증여 의도가 없었다고 밝히고 거래 은행에 가서 자녀 명의의 통장을 만들 때 썼던 자필로 된 통장 개설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상당히 까다로워진 것이다.



공성율 국민은행 목동 PB팀장은 "차명계좌라는 사실을 납세자가 입증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돼 고액 자산가들의 상속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자산 내에서도 분할 움직임 커져=개인 자산에서도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거세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금리 때문에 더 이상 예ㆍ적금에 미련을 두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상당수 은행 PB들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반면 주식 관련 상품에는 낙관적인 기류가 지배적이다.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경기회복 기대감이 크고 주식 양도차익이 비과세인 점도 그 근거로 꼽힌다.

공 팀장은 "펀드로 큰 손실을 입고 겨우 원금을 회복한 고객들이 이전 같으면 바로 자금을 빼 예금에 가입했는데 최근에는 펀드에 자금을 추가 납입하는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올 상반기에는 증시로 자금유입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도 "맞벌이 기혼 고객이라면 70~80%까지 투자 자산을 늘리는 것도 괜찮다"며 "금융상품이 이전보다 다양화되고 있지만 기본은 주식과 채권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수익률이 더 나은 증시 쪽에 일찍 돈을 투입하는 게 현명하다"고 내다봤다.

장단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도 고려해야 할 포인트다.

비과세가 재테크의 화두로 급부상했지만 덩달아 부화뇌동할 경우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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