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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형이 변한다] 현대 독점 끝… 새 수익원 찾기 각축

■ 캐피털업계<br>은행·카드사 적극 가세<br>해외시장도 속속 진출


국내 자동차할부금융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캐피탈. 그런 현대캐피탈도 요즘은 심기가 편치 않다. 한때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50% 미만으로 시장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현대캐피탈이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을 독차지하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는 얘기다. 현대캐피탈의 입지변화는 국내 캐피털 업체들이 직면한 공통 과제이기도 하다. 캐피털 업체의 고유영역으로만 여겨지던 자동차할부금융시장에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 가운데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자동차 대출상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신한은행 마이카대출의 잔액은 지난해 6월 533억원에서 올해 6월 3,535억원으로 7배 이상 늘었다. 기존 캐피털사들은 고객확보를 위해 영업사원에 의존하는 데 비해 은행들은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지점 등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카드사들도 결제금액의 1~1.5%인 캐시백을 내세우고 자동차할부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 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이후부터 자동차할부시장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캐피털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귀띔했다. 캐피털사들이 신성장동력으로 눈을 돌린 곳은 바로 해외시장. 최근 현대캐피탈은 스페인 은행인 산탄데르의 소비자금융과 손잡고 영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미국과 독일ㆍ중국ㆍ러시아ㆍ인도 등에는 이미 진출해 있다. 현대캐피탈은 모기업인 현대ㆍ기아자동차의 현지 생산 및 판매법인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롯데캐피탈은 일본과 중국에 각각 진출해 있으며 IBK캐피탈도 내년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국내 캐피털 업계 2위 기업인 아주캐피탈은 현재 베트남 현지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또 한때 중국ㆍ캄보디아ㆍ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두 무산됐다.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계열사나 모기업의 현지판매망 등을 이용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 캐피털사가 해외시장을 자체적으로 개척하는 게 어렵다"며 "현지 시장상황과 문화, 소비자보호법 등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없다면 백전백패"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캐피털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최근 대구은행의 모기업인 DGB금융이 메트로캐피탈을, 전북은행이 대우자동차판매를 모기업으로 하던 우리캐피탈을 각각 인수하고 캐피털시장에서 입지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 대부업체 리드코프가 앤알캐피탈을 사들였고 일부 캐피털사들은 최근 구조조정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일부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캐피털시장에 다양한 금융회사들이 진출하면서 차별화 경쟁이 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캐피털사들이 자동차할부금융 외에도 개인ㆍ기업ㆍ부동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안정적 수익 추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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