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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류스타일 뿌리내리려면…


싸이(본명 박재상 35ㆍ사진)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에서 3주째 2위를 지켰다.

라디오방송 부문에서 밀려 2위에 머물고 있지만 빌보드 매거진인 빌보드 비즈는 여전히 1위 부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면 흔들림이 없는 1위인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 외에도 리한나의 '다이아몬즈', 테일러 스위프트, 핑크, 저스틴비버 등 후발주자가 만만치 않아 낙관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어쨌든 영어가 아닌 한국어 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스타일'은 미국 음악계에 폭풍을 몰고 왔다 할 것이다.

'강남스타일'은 아이돌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미국으로, 남미로 퍼져나가고 있는 K팝 열풍에 또 다른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K팝은 엄청난 속도로 유럽을 점령해나간 칭기스칸의 기마전술처럼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순식간에 지구촌을 점령했다. 한국은 단순히 아시아에 있는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 가보고 싶은 나라, 앞서 있는 나라, 동경의 대상이 되는 나라로 변화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거나 거리를 걸으면서 보게 되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K팝 열풍의 반증일 수 있다.

관광객 유치증가는 K팝 열풍 효과의 아주 작은 부문이다. 한국이 주요20개국(G20) 가운데 무역의존도가 1위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품의 브랜드 개선에 엄청난 효과를 나타냈을 것이다.

K팝 열풍 지구촌 강타

그러나 이러한 한류열풍의 바탕이 되는 저작권 보호 수준은 중진국에도 못 미친다. 싸이가 1,000억원대 이상의 수입을 올렸지만 저작권료 수입이 고작 3,600만원에 불과하고 그것마저도 작곡가와 안무가, 매니지먼트회사와 나눠야 한다고 하니 웃음만 나올 뿐이다. 싸이와 김장훈 사이에 벌어진 갈등과 화해의 근원에도 이 저작권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저작권업계에 따르면 저작권료는 현재 미국에 비해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아이튠즈, 구글 등 세계적인 음원 유통업자들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도 기실 너무 가격이 싸니까 못 들어온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같이 노래 사용료가 싼 이유는 불법 다운로드가 난무하자 지난 2002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사용료 징수규정'을 제정했기 때문이다. 합법적 다운로드를 유도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대폭 내리게 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문화부 산하 저작권위원회에서 조정 끝에 내년부터 단가가 20~50% 오르고 저작권자와 서비스사업자(유통업체) 간의 사용료 배분비율도 53대47에서 60대40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너무 낮다. 올려봐야 간에 기별도 안 한다는 게 업자들의 하소연이다.

문화부는 가격을 더 올릴 경우 음원 소비자들이 다시 불법다운로드시장으로 몰려가지 않을까 조심조심한다고 한다.

바야흐로 일본의 음악시장이 무르익으면서 한국 가수들이 톡톡히 재미보고 있다. 일본에 비해 인구가 10배가량 많은 중국 시장이 제대로 형성될 날이 머지않았다. 우리나라 가수들이 미국ㆍ유럽ㆍ남미시장은 물론 노른자위로 부상할 중국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소비자, 서비스사업자들의 도움이 절실해지고 있다.

저작권 보호향상에 힘 모아야

노래 묶음 상품의 경우 무려 93%에 이르는 과도한 할인율을 줄이고 가격도 더 올려야 한다. 불법다운로드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캠페인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가격결정 과정도 점차 민간 자율로 할 수 있도록 신고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하자. 아울러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높은 저작권 보호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선진국의 흐름도 따라가야 한다.

K팝, 한류는 제조, 서비스업 등 전산업의 글로벌 전위대 역할을 맡고 있다. 열차는 떠날 때 올라타야 하고 쇠는 달궈졌을 때 쳐야 좋은 연장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싸이 폭풍과 함께 한류스타일이 세계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당국과 관계자들의 의기투합을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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