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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시장
입력2000-11-21 00:00:00
수정
2000.11.21 00:00:00
전용호 기자
■ 환율시장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급등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ㆍ달러당 1,130원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환율이 21일에는 장중 한때 1,170원을 돌파하는 등 며칠 사이에 수십원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만달러화가치의 하락 등 동아시장의 통화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회의 파행 등으로 한국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심리적 불안에 의한 단기적인 현상으로 곧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렇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환율상승이 지속되면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경쟁력 강화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는 조금 나아지겠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욱 가중돼 경제 전체적으로는 손실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증시침체로 이어져 자칫 것잡을 수 없는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율 왜 급등하나=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대부분 달러당 1,130원대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 17일부터 1,141원을 돌파하더니 21일에는 장중 한때 1,172원까지 치솟았다가 1,167.5원으로 마감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30~40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 17일 이후 정유사 등 대형수입업체들이 외화부채를 갚기 위해 적극 나서면서부터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대내외적인 정치ㆍ경제적 악재가 함께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환율의 불안심리까지 가세, 더욱 빠르게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동남아의 통화불안 등 대외여건이 나쁘다. 대만달러화의 가치는 17개월만에 타이(태국) 바트화 가치도 32개월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일본도 모리총리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도 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추가공적자금 조성에 대한 불신이 구조조정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내수위축 등으로 인해 한국의 내년 경제가 예상보다도 나쁠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 나오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 달러매수가 늘어나면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 외환딜러 이창형 과장은 "역외에서 헤지세력 뿐 아니라 단기투기세력까지 가세해서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며 "환율 상승을 막으려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환율 상승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과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으로 갈린다. 환율 전문가들은 연말에 기업들이 외화부채를 갚기 위해서 달러를 계속 확보하려고 하고 단기 투기세력과 환율불안으로 인한 가수요까지 가세해 환율상승이 당장 둔화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분간 이 같은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동남아상황 등 대외상황이 어느 정도 진전되지 않는 한 환율불안은 계속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에 정부는 환율상승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달러수급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외환당국자는 "환율급등은 추가공적자금 지연 등 국내요인과 대만의 통화가치 하락 등 외부요인이 겹친 데 따른 심리적 불안 때문이다"며 "환율 급등세는 곧 진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간접적 개입과 정책 등을 통해 환율급등을 막을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기업과 국책은행은행을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입력시간 2000/11/2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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