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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만발" 외국인 투자금 러시… 일본 부동산 핫플레이스로


엔저·글로벌 저금리·올림픽 개최 ·TPP 등 수혜

1분기 부동산 투자액 84억弗로 2위 호주의 2배

통큰 중국인 건물 한 두동씩 통째 매입도 늘어

신주쿠 등 도쿄 5대 지역 오피스 임대료 17개월째↑

지역·물건별 차별화…활황세 日전역 확산은 일러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대지진 사태로 풀 죽었던 일본 부동산이 전 세계 시장에서 '핫 플레이스'(인기지역)로 떠오르고 있다. 엔화 약세(엔저) 속에 전세계적 저금리 물결, 중국인들의 탈규제 엑소더스, 올림픽 개최, 통상시장 개방 등의 반사이익까지 누리며 수도 도쿄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영문판(닛케이 리뷰)은 최근 미국의 부동산투자서비스업체 CBRE의 자료 등을 인용하며 자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내외국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CBRE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일본 부동산시장에 대한 총투자액은 84억 달러에 달해 2위인 호주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이는 중국 및 싱가포르 대비 다섯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이중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1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두 배나 급증했다.

특히 업무용(오피스) 및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다. 싱가포르투자청(GIC)는 최근 국부펀드 등을 동원해 도쿄역 인근의 퍼시픽센츄리플레이스 마루노우치빌딩내 사무실들을 140억 달러어치나 사들였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역시 마루노우치 상업지구내 5층 짜리 그란 도쿄 사우스타워를 2억2,500만 달러에 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내국투자자 중에선 도쿄 소재 부동산투자업체 휴릭(Hulic)은 최근 도쿄디즈니랜드의 간판 호텔인 '도쿄베이 마이하마 호텔클럽리조트'를 2억4,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CBRE가 최근 펀드매니저, 부동산회사, 연금, 국부펀드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도쿄에 투자하고 싶다는 응답자 비중은 22%를 기록해 전세계 주요 도시중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런던(응답률 33%)이었지만 투자가 급증하는 도쿄와 반대로 투자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런던 부동산시장 투자액은 전년 대비 11%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도쿄 부동산시장 투자는 58% 늘었다.

일본 부동산 사재기의 주역은 중국인들이다. 지난 2013년 중국 본토의 부동산 가격 거품이 절정으로 치닫자 정부가 시장과열을 진화하기 위해 1가구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는 규제책을 내놓았고 이를 피해 여윳돈을 가진 현지 큰손들이 가깝고도 안정적인 일본 시장에 몰려든 것이다. 홍콩 소재 부동산중개업체 JP하우징은 지난 4월 본토에서 처음 투자세미나를 열었는데 일본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특징은 통이 크다는 것. 아파트나 콘도를 한 채나 두 채 수준이 아니라 건물 한 동, 두 동씩 통째로 주문하는 중화 큰 손들이 많다는 게 중개인들의 전언이다. 일본 부동산서비스업체 랜드넷의 아키히로 사케 사장은 "한 (중국인) 고객이 20억엔(1,600만 달러) 내에서 좋은 부동산 물건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도쿄 등 일본 중심지의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무엇보다도 환율 영향 덕분이다. 일본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돈을 풀자 엔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반면 달러화 등은 같은 기간 강세를 보였고, 위안화 가치 역시 대체로 달러화에 연동되는 흐름을 타기 때문에 미국, 중국 투자자들로선 엔저 흐름이 일본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는 바겐세일 기간이라고 여길 수 있다. 유럽 투자자들로서도 자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췄기 때문에 현지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엔화자산에 투자할 유인을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에 따른 개발붐, 일본과 미국 등 총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휴릭이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다목적건물을 확보하기 위해 아사쿠사지역에서 전일레이싱협회가 사용하던 건물 2채도 1억4,500만 달러에 사들인 것이 이 같은 호재를 반영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 CRBR의 아시아태평양시장 조사총괄자인 핸리 친은 "지난해 11월 한·중 FTA가 체결되자 서울지역 오피스에 대한 투자수요가 치솟은 점을 주목한다. 중국 기업들이 서울에서 적극적으로 오피스 물건을 물색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TPP가 성사된다면 (부동산 투자를)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부동산시장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는 점과 선진국 특유의 정치적 안정성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부동산임대정보업체 미키소지 렌탈피즈에 따르면 도쿄의 5대 중심지인 신주쿠, 시부야, 치요다, 추오, 미나토 등 5대 지구의 오피스 임대료는 지난 5월까지 17개월 연속 상승해 3.3㎡(1평)당 1만7,320엔의 임대료를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서비스업체 JLL도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연기금 등이 일본에서 우량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활황이 아직 일본 전역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다. 지역별, 물건별로 시장이 차별화 성향을 보이면서 가격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예를 들어 오사카의 경우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오피스 임대료가 최근 하락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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