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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C최후의 대실험 유러랜드] 3.`역외국 차별' 대책 시급

【베를린=문주용 기자】동·서독으로 갈라놓았던 베를린 장벽이 사라진 지금, 불과 100여M 떨어진 구서독 지역 한 블록에는 통일독일제국의회가 될 건축물 공사가 한창이다. 또 반대편인 구동독지역에는 대규모 상가를 짓기 위한 공사장에 트럭들이 들락거리고 있다. 일본 소니가 독일로부터 매입한 땅에 대규모 상가를 짓는 공사다. 내년 4월 통일독일의 수도 이전과 본격적인 유러화체제 출범에 맞춰 일본기업들이 유러랜드의 중심이 될 베를린에 발을 깊숙히 들여놓기 시작한 것이다.유러랜드 출범으로 유럽단일시장이 더욱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같은 경영환경변화에 맞춰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들에 미칠 경영환경변화는 먼저 기업간 경쟁가열로 상품가격이 지속적으로 하향하는 현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내년 1월부터 유러랜드 11개국의 상품표시는 자국통화와 유러화 등 이중 통화 표시제로 바뀐다. 유러화 병행표기는 같은 상품에 대해 유럽 각 지역별로 가격차를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기업들은 가격경쟁에 그대로 노출될 전망이다. 가격경쟁에서 유럽기업들은 유리한 입장에 있다. 단일통화 사용으로 각종 환수수료가 줄어드고 환차손 우려가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단일통화로 인한 기업들의 비용절감이 유러랜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5%인 연간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비용절감과 함께 단일시장내 노동인구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임금까지 하락, 유럽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유럽기업들은 이같은 시장여건 변화를 감지, 벌써부터 대규모 인수·합병(M&A)소식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 1일 롱 프랑과 훽스트가 농·화학부문을 합병, 세계 2위의 생명공학회사로 재탄생했고 독일의 알루미늄부품 생산업체인 피아크사가 스위스의 알루스위스 론자사를 사실상 인수했다. 단일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다. 문제는 역내 시장의 경쟁 격화가 동시에 한국과 같은 역외국가에 대해 폐쇄적인 규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러 참가국들이 역내 산업을 보호하고 역외국에 대해서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 반덤핑 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적지않다. 때문에 전자, 철강, 중화학공업 등에서 EU와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함께 두터워질 무역장벽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게다가 동유럽, 구소련, 아프리카, 중동국가 등 유럽 이웃지역의 기업들이 차츰 유러화 결제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달러로 결제하는 것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기업들도 유러화 결제에 대비한 적극적인 자금 구성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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