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주5일 근무제] <中> 근무시간 자율화

[주5일 근무제]<中>근무시간 자율화 출퇴근 시간 탄력조정 스스로 업무효율 높여 '업무효율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시간을 골라 근무합니다.' 스웨덴계 자동차업체인 PAG코리아 마케팅부 이진오(37) 차장의 출근시간은 오전9시다. 그는 남들이 이미 회사에 출근해 분주하게 하루 업무를 시작하는 시간에 여유있게 집을 나선다. 이나마도 종전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는 것이다. 이 차장은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오후시간대에 중요한 업무가 몰려 있어 오전10시에 출근, 업무를 시작했으나 최근 오전에 처리해야 할 국내관련 업무가 부쩍 늘어나자 출근시간을 앞당겼다.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PAG코리아의 공식 출근시간은 오전8시~10시. 모든 임직원들은 이 차장처럼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 김충근 상무는 오전8시에 출근하지만 비즈니스 컨트롤 담당 양미라 과장을 만나려면 오전10시가 넘어야 한다. 이 차장은 "상사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데다 개인적으로 급한 일이 생겨도 업무에 차질없이 대처할 수 있다"며 "출퇴근시간 탄력제에 따라 시간여유가 상대적으로 많이 생겨 잔 신경을 쓰지 않고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퇴근시간 탄력제(flexible time)'로 불리는 근무시간 자율화는 PAG코리아뿐 아니라 IBM코리아, 애질런트 테크놀러지스 코리아 등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외국기업들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직원들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일의 특성에 따라 업무가 몰려드는 시간대가 틀려 스스로 근무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기업이나 임직원 모두에게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재계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근로시간이 줄어 생산성 저하와 초과근무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하지만 외국기업들이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은 출퇴근 탄력제와 같은 대처방안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 탄력제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부수효과도 높다. 시간외 근무에 대해 평상임금보다 1.5~2배의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출퇴근을 탄력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사실상 시간외수당을 줄일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시차 때문에 일반적인 근무시간대에는 한가롭지만 남들이 퇴근하고 난 오후시간대부터 일이 집중되는 국제관련 업무의 경우 직원들의 시간외수당 문제 등을 고민할 필요가 크게 준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도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외국기업에 근무하는 주부사원 K씨(34)는 "국내기업에 다니는 대학동창은 아침마다 아이들 뒤치다꺼리로 허덕거리지만 (나는) 출퇴근 탄력제로 아침시간이 많아 집안살림은 물론 회사생활까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출퇴근 탄력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재택근무로까지 자율근무의 폭을 넓히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애질런트코리아는 최근 비즈니스 분석 업무를 맡은 부서의 임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업무특성상 전화 및 e메일 처리가 많아 매일매일 회사에 출근하는 것보다 집에서 일처리를 하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회사의 교통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이 부서 임원들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재계에서는 하지만 주5일 근무 시스템에 따른 외국기업들의 각종 보완방안이 아직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특히 인력확보에 만성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설비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어떤 보완책이 마련돼도 주5일 근무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의 타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조남홍 경총 부회장은 "주5일 근무는 사회 전반에 걸쳐 주는 충격이 크다"며 "일본의 경우 법정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유예기간을 두고 최종완료까지 10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졸속으로 제도를 도입해 최악의 사태를 야기시키기보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좀더 시간을 달라는 것. 외국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냉정한 시각으로 평가할 때 현재 국내기업들의 근무 시스템으로는 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이 일정한 수준의 효율성을 갖지 못한다"며 "주5일 근무 시스템으로 일할 수 있는 절대시간이 줄지만 시간당 업무집중도나 생산성을 높이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출퇴근 탄력제와 같이 업무특성에 맞춰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스템만 구축되면 업무에 대한 자발적인 의지가 높아져 인풋(In Put)에 따른 아웃풋(Out Put)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최원정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