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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커피숍·가게 등 중소상인들/“서민경기마저 얼었어요”

◎매상 연초 비해 20∼30% 떨어져/“생활커녕 임대료도 벅차” 한숨/사무실 밀집 서울도심 등 심해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우리경제가 한보사태로 인해 더욱 궁지에 몰리면서 시중의 밑바닥 경기마저 꽁꽁 얼어붙었다. 기업은 물론 상인들 조차 장사가 안돼 생활은 커녕 가게 임대료 내기도 힘에 벅차다고 아우성이다. 5일 하오, 식당과 커피숍, 레코드가게 등 각종 상점이 밀집한 무교동과 다동, 태평로 일대 상인들은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 맞기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이들 상인들은 재작년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매상이 최근에는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태평로 1가 국수전골 전문점 육미집의 김현자씨(40)는 『지난해에 비해 손님이 50% 이상 줄었다』며 『점심시간은 직장인들이 어차피 점심을 해결해야 하니까 그런대로 장사가 되지만 정작 매상을 올릴 수 있는 저녁 때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종업원들을 일찍 퇴근시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퇴근 후 직장동료나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고기를 구워가며 늦게까지 술잔을 돌리는 여유있는 풍경이 아예 사라졌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즐겨찾는 다방이나 커피숍도 장사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명동입구 커피숍 개선문의 강석병씨(45)는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연초에 비해서도 하루 매상이 30% 이상 떨어졌다』며 『점심 식사 후 커피숍에 들러 점심시간 끝날 때까지 담소를 나누던 직장인들이 요즘은 곧바로 사무실로 돌아가 사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직장인들의 긴축은 심지어 구두미화원들의 매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청내에서 10여년 이상 구두를 닦아온 정모씨(45)는 『지난 연말 대규모 인사가 있기 전만해도 한달에 1만원씩 받고 고정적으로 닦는 구두가 하루 2백여 켤레가 넘었지만 지금은 1백50여 켤레에 불과하다』며 『새로 부임해온 직원들은 1천5백원을 내고 필요할 때마다 가끔 구두를 닦고 있어 경기가 나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밑바닥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요금과 점포세, 인건비 등의 부대비용은 지칠줄 모르고 올라 상인들은 장사할 맛을 잃고 있다. 을지로 지하상가에서 레코드가게를 하고 있는 이모씨(43)는 『최근 3명이던 종업원을 1명으로 줄였다』며 심각한 불경기 상황을 전한 뒤 『장사는 날이 갈수록 안되는데도 지난해 월 1백만원하던 점포세가 새해들어 1백25만원으로 무려 20% 이상 올라 조만간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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