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가 기회의 땅인 것에는 틀림이 없지만 증시구조가 취약하고 변동성도 크다는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기관만 참여하는 베트남 투자 사모펀드만 운영키로 한 것은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상준(48ㆍ사진) 골든브릿지 그룹 회장은 최근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190억원 규모의 ‘GB 베트남 사모 혼합형 펀드’1호 출범식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베트남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만 출시하는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골든브릿지의 이 같은 전략은 대박을 겨냥해 베트남펀드에 몰려들고 국내 투자자들이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그는 오는 2010년까지 1,500~1,600개의 ‘알짜’ 국영기업이 기업공개를 하는 베트남 증시는 커다란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구조 자체가 취약해 섣불리 개인투자자까지 끌어들이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선보인 ‘GB 베트남 사모 혼합형 펀드’는 상장, 비상장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방면에 투자하는 5년 만기 폐쇄형 사모펀드로, 브릿지증권 등 골든브릿지가 50% 이상을 투자하고 현대증권, 지방행정공제회 등이 참여한다. 목표 수익률은 연 25%정도로 다른 공모펀드 목표수익률을 감안하면 그리 높지 않다. 가능한 보수적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현재 거품이 매우 심한 상황이며 주식시장 역시 10여개 기업의 영향력이 지대한데다 기업공개(IPO)에 따른 대형 물량이 물밀듯 밀려들 경우 위험도가 상당할 수 있다”며 “다만 지난 3년간 베트남 시장에 ‘올인’해 관찰해 온 경험과 부동산, IPO 등 국내에서의 각종 대체 투자 노하우를 살린다면 지속적인 수익률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내놓은 펀드는 가능성을 테스트해보는 성격이 강하다”며 “첫 투자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이후에는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려 각각 1억 달러 규모의 2, 3호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위험도가 예상보다 크다고 판단될 경우 펀드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베트남시장의 위험도를 최소화하면서 사업규모를 대대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골든브릿지가 구조조정, M&A, 부동산 등 대체 투자 영역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를 십분 활용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골수 운동권에서 기업인으로 변신한 이 회장으로서 베트남은 남다른 관계다. 베트남 리 왕조의 마지막 왕자 이용상을 시조로 하는 화산 이씨인 이 회장은 베트남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골든브릿지는 내년 4~5월 경 현지 증권사 인수를 시작으로 금융, 보험사를 망라하는 거대 금융 조직으로 베트남시장에서 거듭날 계획이다. 이 회장이 모든 투자가 마무리되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 시점은 오는 2020년. 이 회장은 “화교 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그 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20~40대가 전 인구의 46%에 달하는 베트남 내수시장(8,200만명)을 잡으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 준 골든브릿지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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