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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홈페이지 사기광고 판친다
입력2002-03-20 00:00:00
수정
2002.03.20 00:00:00
피라미드 영업·가짜 상품판매등 여과없이 게재… 시민피해 잇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상업광고로 몸살을 않고 있다.
일부 지자체 홈페이지의 경우 게시판에 다단계판매 등 사기성 사업을 노골적으로 소개하는 광고가 여과 없이 게재돼 물품을 구입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가 하면, 몇몇 지자체는 아예 배너 상업광고를 싣는 사례도 있다.
◆ 다단계 금융피라미드도 버젓이 올라
울산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0ㆍ중구 성남동)씨는 얼마전 시내 도로 교통문제에 대한 의견을 올리기 위해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된 '시민의 소리'코너를 찾았다가 유망성 있는 사업을 소개한다는 제목에 솔깃했다.
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회원에 가입한 후 자신 앞으로 보내진 이메일을 한 번 읽기만 하면 1만2,500원을 벌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는 신종 인터넷 국제 금융피라미드 사기수법의 하나이다.
실례로 경기도 안산시 K중 3년 박모(16)군은 안산시 홈페이지 청소년게시판에 실린 같은 글을 읽고 실제 가입했다 큰 낭패를 당했다.
가입절차를 상세히 한글로 소개한 데다가 주민등록번호 확인 없이도 가입이 가능하다는 말을 믿고 가입을 했으나 사실과 다르게 선금 1만2,500원을 요구했고 선금 입금후 답변을 기다렸으나 연락마저 끊겼다.
◆ 가짜 상품 요주의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이나 각종 가짜 상품을 소개하는 광고물의 피해도 만만찮다. 경기도에 본사를 둔 H사의 경우 최근 중국 보따리 무역관련 사기 피해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데도 중국 보따리상 무역 참가자를 모집한다며 전국 지자체 게시판마다 안내물을 올리고 있다.
또 몇몇 지자체의 게시판에는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최신형 핸드폰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해 놓고 사은품으로 중고제품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 지자체들 관리 엉망
그러나 지자체들의 홈페이지 관리는 엉망이다. 울산시의 경우 H사의 보따리 무역 광고물이 이틀에 한 번 꼴로 올라오고 있으나 전혀 삭제를 하지 않고 있고 홈페이지를 똑바로 관리하라는 네티즌들의 항의에도 묵묵부답이다.
대구 동구청도 '관절염 고통받는 이에게, 집에서도 돈벌다'등 열린 민원실 자유홍보마당에 올라온 3,500여건의 각종 글 가운데 대부분이 개인이나 특정 회사의 광고 글들로 채워져 있는데도 이를 삭제하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아예 공개 광고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는 '온라인지사 모집, 월 300만원 확실한 부업, 섬유 유경험자 모집' 등 각종 온라인 광고가 현재 4,000여건이나 올라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상업성 광고를 삭제하라는 네티즌들의 전화가 하루에 2~3통 꼴로 오고있다"며 "그러나 홈페이지를 전담하는 관리인력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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