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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자업계 물고 물리는 특허전쟁

"공격이 최선의 방어"…전략적 소송 러시<br>삼성-마쓰시타·LG필립스-대만 CMO등 잇단 분쟁<br>진입장벽 높이기뿐아니라 후발업체 발목잡기 빈발<br>기업 단순 대응차원 벗어나 전담팀 두고 적극 나서


#1 지난 1월 삼성전자 IP(지적재산권)전략실. 당시 르네사스 테크놀로지가 특허소송을 제기하자 IP전략실 내 IP법무그룹은 긴박하게 소송전략을 논의했다. 그로부터 4개월 후 삼성전자는 르네사스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2 이번주 초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LG필립스LCD 본사 특허팀원은 단잠을 자고 있는 미국법인 관계자를 깨워 이것저것 묻느라 정신이 없다. 아직 소장이 전달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만 2위 LCD 업체인 CMO(치메이 옵트일렉트로닉스)의 소송제기 사실을 확인한 후 대응전략 논의에 들어갔다. 전자업계가 치열한 특허전쟁(IP war)을 치르고 있다. 최근에는 선진 기업들이 시장 장벽을 높이기 위한 특허소송뿐만 아니라 ‘후발 업체 발목잡기’식의 특허소송도 빈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 IT기업들은 ‘특허’라는 말만 나와도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 전자업계의 특허전쟁은 물고 물리는 싸움이다.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소송은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경쟁자들을 밀어내기 위한 전쟁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허소송에 질 경우 당장 지불하게 될 보상문제는 작은 부분”이라며 “파장이 커질 경우 자칫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특허소송=IT기술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특허소송은 끊이지를 않는다.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는 선진 기업들이 때만 되면 특허소송으로 발목을 잡으려고 안달이다. 대표적인 것이 마쓰시타의 D램 특허 관련 소송. 마쓰시타는 2002년 1월 ‘삼성이 마쓰시타의 D램 관련 특허권 중 3건을 침해했다’며 각각의 특허권당 1억달러를 훌쩍 넘는 배상과 삼성 측이 생산하는 D램을 판매 금지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특허권 침해 싸움은 이후 5년 동안 지루하게 이어졌다. 반도체사업을 하지 않는 마쓰시타가 삼성전자를 겨냥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뭘까.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도시바는 최근 하이닉스와의 낸드플래시 특허소송에서 상호 라이선스를 인정하기로 타협했다. 이를 바탕으로 낸드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도시바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시장 주도권은 이미 넘어갔지만 기술 원천에 대한 기득권은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최근 들어 대만 등도 ‘다양한 전략적 목적’을 위해 특허소송을 활용하고 있다. 2002년 이후 LG필립스LCD는 대만 AUOㆍCPTㆍCMO를 상대로 LCD 패널 관련 특허 기술 소송을 진행했다. 적정한 선에서 타협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타개책으로 맞소송을 택한 것. 대만 LCD 업체인 CMO가 지난 4일 미국 텍사스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혐의로 LG필립스LCD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LPL의 특허소송과 관련, 타협을 이끌어내겠다는 목적이 다분하다. LCD업계 관계자는 “LCD 시장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한국과 대만 업체들간에 특허소송은 시장 진입장벽보다는 경쟁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치밀한 전략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국내 IT업체는 조직적으로 특허권을 보호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월 IP전략실을 신설해 법무팀장인 김광호 부사장이 실장을 겸임하며 IP법무그룹이 특허 관련 소송을 전담하고 있다. 미국 특허등록 순위가 IBM에 이어 2위에 오른 만큼 소송을 당하고 대처하는 차원을 벗어나 특허를 보호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르네사스에 대한 맞소송도 공격에 대한 방어 차원보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005년에 이어 지난해 말에도 특허 변리사와 미국 특허변호사 등을 채용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10년까지 특허 관련 인력을 450명(2005년 말 현재 25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도 특허 개발 및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200여명에 이르는 특허 전담인력을 2008년까지 3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중동 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짝퉁’ 제품에 대해 각 지역별 현지법인에 법률 대리인을 두고 현지 사설 ‘짝퉁전담 조사기관’을 기용하는 등 본사 특허센터, 현지 법률대리인, 사설 조사기관의 ‘짝퉁 정보채널 구축’을 통해 적극 대응해나가고 있다. 또 도시바를 비롯한 메이저 기업들과 ‘상호 특허권 인정(Cross License)’을 통해 특허자산을 확보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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