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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교육리소스] <6> '주입식 교육은 가라'… 창의의 씨앗 커가는 대구

"모든 교육이 곧 창의 교육"… 학교 정규수업 속에서 실천<br>교사 주도적 창의교육 참여 위해 교원자율연수공동체·창의넷 운영<br>다양한 창의리소스 보급에 전력

대구교육청은 정규 교과과정에서 창의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여름 실시된 창의교육 시범수업 장면.

이걸우

창의인재 육성과 이를 위한 창의교육은 우리 교육계의 당면과제다. 하지만 창의성은 몇몇 특별활동이나 체험교육만으로는 발현되기 어렵다. 궁극적으로 정규 교과과정 전반에 창의교육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야 한다. 수업과 동떨어진 창의교육은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창의교육의 선도 교육청으로 인정 받는 대구광역시교육청이 추구하는 창의교육의 요체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구교육청은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창의인재 육성을 교육지표로 삼고 현장 교사가 주도하는 수업 중심의 창의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교육은 당연히 학생들의 창의성을 배양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대구 학남초등학교의 과학부장을 맡고 있는 이정규 교사는 평상시 학교 교육이 곧 창의교육이지 창의교육을 별도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사는 또 "아이들의 창의적ㆍ독창적 사고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교육자의 기본 책무"라며 "현재 창의교육은 정규 교과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일상적인 교육방법이 됐다"고 설명했다. 창의교육을 정규 교과과정과는 별개의 특화된 교육으로 느끼는 대다수 교사들의 입장에서 이 말은 마치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이 교사만의 주장이 아니다. 대구 지역 초ㆍ중등 교사라면 누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교육=창의교육'이라는 명제가 당연시되고 있어 교사들끼리는 굳이 창의교육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다. 기존 연구조사에 따르면 국내 교사의 과반수 이상은 창의교육의 방법을 알지 못해 일회성 창의교육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업에 접목할 수 있는 창의 리소스와 교수법을 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런데 대구 지역 교사들은 어떻게 창의교육을 보편화시키고 그것도 정규 수업시간에 정해진 교과 진도를 나가면서 창의교육을 병행한다는 것일까. 정답 찾기 중심의 주입식ㆍ암기식 교육이 득세하는 국내 교육환경에서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 모든 것은 대구교육청이 지난 8년간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창의적 인재육성 정책이 맺은 달콤한 열매다. 교과과정에 녹아든 창의성 대구교육청이 처음 창의교육에 뛰어든 것은 창의성이 이슈화되기도 전인 2002년부터다. 창의인재가 21세기 융합사회를 이끌 국가의 미래라고 판단해 교육지표를 '창의적이고 도덕적인 세계시민 육성'으로 바꾸고 창의적 학습자 양성을 최우선 시책으로 삼았다. 특히 대구교육청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과제로 수업의 변화를 꾀하는 창의교육, 다시 말해 정규 교과과정 속에서의 창의성 발현을 표방했다. 학교 교육에서 교과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 교과를 배재한 창의교육으로는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 현행 교육과정은 교과ㆍ특별활동ㆍ재량활동 등으로 편제돼 있지만 교과 수업이 전체 교육시간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걸우 대구교육청 부교육감은 "창의성은 눈에 보이지도 효과가 신속히 나타나지도 않는 가치"라며 "교과 수업에 창의성이 이식돼야만 진정한 창의인재 양성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 지역의 창의교육에서는 교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수업을 주도하는 당사자도, 교육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바로 교사이기 때문이다. 대구교육청 역시 이 점을 직시하고 창의교육을 전담하는 창의성교육지원단을 창단하는 등 교사 주도적인 창의교육 실천을 위해 각종 시스템 구축에 역량을 쏟고 있다. 또한 수업에 즉각 적용 가능한 창의 리소스 보급에도 전방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직된 '창의마을'은 이 같은 지원의 핵이다. 창의마을은 일종의 교원자율연수공동체다. 교사들 스스로 전문가 연수, 공개수업, 수업기술 나누기 등을 진행하면서 전문성 신장과 창의 리소스 및 교수법의 공유ㆍ발전 통로가 되고 있다. 현재 권역별로 47개의 창의마을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곳에서 창의교육의 이론과 실질적 수업개선 방법을 연수한 교사는 무려 20만명에 달한다. 대구교육청 산하 전체 교원이 2만3,000여명인 만큼 교사 1명당 평균 8회 이상의 창의성 연수를 받은 셈이다. 창의 리소스 백화점, 창의넷 창의마을과 함께 국내 최대의 창의성 교육 사이트인 '창의넷'도 대구교육청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교사용 2만7,770점, 학생용 3만407점 등 창의교육 자료만 5만8,177점을 탑재, 명실 공히 창의 리소스 백화점으로 불린다. 회원 수도 이미 15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수업기술 나누기 카페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호응이 열광적이다. 이 부교육감은 "이 카페는 동료 교사들과의 토론과 질의응답 등을 통해 창의수업 방법을 개발하는 커뮤니티 형태의 창의 리소스 연구 코너"라며 "전문 멘토 교사들로부터 교과별ㆍ단원별로 구체적인 창의수업 기법을 조언 받을 수 있어 호응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학남초교의 이 교사 역시 "카페에서는 많은 전문 교사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에 기반해 창의적 수업 기법을 알려준다"며 "이 조언들을 취합하면 허점투성이의 수업계획안도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완벽한 창의 리소스가 된다"고 말했다. 수업과 어우러진 창의교육을 뿌리내리기 위한 대구교육청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141종의 창의교육 자료를 발간, 11만7,420부를 보급했다. 2004년에는 국내 최초로 9종의 창의성 교육 인정도서를 개발해 전국 초ㆍ중등학교에 39만3,389권을 제공했다. 창의성 교육 상설연수학교와 연구시범학교, 창의교육 우수학교 인증제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창의페스티벌, 전국창의력경진대회, 학부모 대상 창의교육 등 사회적 창의 마인드 제고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렇듯 창의교육 능력을 지닌 교사들과 이들이 활용할 창의 리소스가 있는 대구에서 창의교육이 꽃피우는 것은 당연한 듯싶다. 그렇다면 창의교육의 최종 수혜자인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계량화된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긍정적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수업의 질적 향상이 이뤄졌다는 데 동의한다. 김연찬 학남초등학교 교장은 "아이들의 학업 흥미도와 참여도ㆍ독창성과 적극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을 모든 교사들이 체감한다"며 "창의교육시범학교로 지정돼 창의교육을 본격화한 지 2년 만에 나타난 변화로는 정말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교사들 동기부여 위해 꾸준한 지원"
이걸우 대구광역시 교육청 부교육감 이걸우 대구광역시교육청 부교육감은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 발산을 돕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과 사고력을 배양해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현재 추진하는 창의교육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부교육감과의 일문일답. -대구교육청이 지향하는 창의인재란. ▦21세기 창의성기반사회에서 문화와 문명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 발산을 돕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과 사고력을 배양,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창의교육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창의교육이 현재의 교육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는데. ▦현실과 지향점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갈등 속에서 진보가 이뤄지는 것이다. 결코 현실에 안주해 이상과 비전을 잃어서는 안 된다. 최근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일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처음부터 완벽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시행착오를 거쳐 발전, 정착되면 창의인재 육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가시적 성과가 있는지. ▦2년마다 외부기관에 의뢰해 창의교육 성과분석 및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창의교육이 실제 수업에 다양하게 반영되고 있고 교사들의 전문성과 태도 변화 역시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실 수업에 혁신이 이뤄진 것이다. 특히 학생의 85%, 학부모의98%, 그리고 교사의 93%가 현재의 창의교육에 만족을 표시했다. -타 시도교육청에 조언할 것이 있다면. ▦창의교육은 무엇보다 교사들에 대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그리고 확실한 동기하에서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창의성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당장에 효과를 거두기도 힘들다. 하지만 꾸준한 계획 속에 실천된다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8년간의 활동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교에서의 창의교육이다. 이미 대구 지역 고교 교사의 상당수가 창의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입시준비와 같은 현실적 문제로 현장 접목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학업성취도평가와 창의성 평가문항을 연계하는 한편 교과별ㆍ학년별ㆍ단원별 수업지도안을 구성해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창의교육 활성화를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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