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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직장 大長今' 낳은 한류열풍

한류 열풍의 주역인 드라마 ‘대장금’은 중국 후난(湖南) 위성TV에서 첫 방송을 한 이래 3억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시청한 가장 유명한 한류 드라마로 손꼽힌다. 또한 중국 현지에서는 아직도 재방송을 하는 지방TV 방송국 때문에 시청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중국 현지에서 중앙TV의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다. 드라마 ‘대장금’ 내용 중 음식 만들기 시합 전날 가루반죽을 도둑맞은 주인공이 임기응변으로 배춧잎을 대용으로 만들어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크게 상을 받게 되는 대목을 보여준 후에, 요리 전문가와 한의학자가 배추의 뛰어난 의학적 효능을 다른 배추요리 소개와 함께 설명해주는 것이었다. 한국의 음식문화가 ‘대장금’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소개되고 중국의 공영방송에서까지 한국음식이 높게 평가받는 것을 보니 동북아에서의 국제화가 한국으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필자가 만난 중국인들 가운데 드라마 ‘대장금’을 모르는 사람들 거의 없었다. 심지어 낯 모르는 중국인마저도 필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자 대뜸 ‘대장금’을 아느냐고 물어보던 적이 있었다. 그들은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페이창하오(非常好)”라며 드라마에 대해 거듭된 칭찬을 늘어놓았다. 중국어 제목이 시왕(希望)인 대장금의 주제가조차도 핸드폰 컬러링 순위에서 한동안 수위(首位)를 달렸다고 하니 한국의 위상이 ‘대장금’을 통해 중국에서 어떻게 자리하고 있으며,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도 실감할 수 있다. 북경대학의 장이무 교수는 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대장금’이 중국인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이유를 “고대의 궁정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무실이며 ‘대장금’은 한 직장인이 사무실에서 어떻게 분투하고, 어떻게 승리를 쟁취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아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간지 베이징완바오(北京晩報)가 소개한 ‘즈창 다창진(職場 大長今ㆍ직장 대장금)’은 중국 베스트셀러인 ‘성패를 결정하는 49가지 항목’의 저자인 루구오롱(呂國榮)씨가 대장금의 배경을 궁정에서 직장으로 옮겨 새롭게 각색해 쓴 책으로 주인공의 성공을 통해 직장 생존의 지혜를 줌으로써 큰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 한다. 그는 사업의 성공을 위한다면 모두가 장금이가 보여준 “오뚝이(不倒翁)식의 장금정신(長今精神)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직장인들이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사무실에서의 이익 분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장금이가 살던 궁궐 자체가 바로 현시대 직장의 축소판으로, 그녀의 성공은 인생의 성공뿐만 아니라 생활의 성공이기 때문에 동시대와 비교해볼 때 사업의 성공 및 직장의 성공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에서의 한류 열풍은 중국 13억 인구의 마음을 사로잡아나가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을 비롯한 각 분야의 한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변화된 인식이 한중간 경제 교류 증강에도 도움이 될 것은 틀림이 없다. 필자는 중국의 유명 작가가 쓴 ‘직장 대장금’의 내용이 유익하고 재미가 있을 뿐 아니라 한류 드라마를 논하는 책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중국사회에 알림으로써 상호 공감대를 확대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래서 ‘직장 대장금’을 읽어본 후 수십권을 더 구입해 간단한 메모와 함께 중국인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필자가 직장 대장금을 통해 얻은 교훈인 “평소 향을 많이 올려야, 필요할 때 귀인의 도움을 받는다(平時多燒香, 才有貴人幇)”는 것을 실천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필자는 중국인이 쓴 ‘직장 대장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앞으로 중국의 원전사업을 이끌어나갈 인사들이 한국의 원자력발전소까지도 더욱 호감을 갖게 되고 중국에 한국표준형원전(KSNP)을 공동 건설하는 그날을 기대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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