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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새겨진 흑인의 삶과 눈물

바스키아전 국제갤러리서

장 미셸 바스키아의 '바니 힐 아들의 인생처럼(Life Like Son of Barney Hill 1983)' ⓒ2006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Used with permission

화가의 불행은 컬렉터의 행복? 이 농담 같은 말이 현실이 되는 미술시장. 현대미술에 이름을 남긴 장 미셀 바스키아(1960~1988)는 그 두드러진 사례다. 1960년에 태어나 28년이라는 짧은 생애로 삶을 마감했던 그가 작품에 몰두했던 기간은 10여년 남짓. 그는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의 공동작업으로 80년대 현대미술계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1988년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 후 지금까지 작품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작가로 손꼽힌다. 흑인으로 뉴욕 맨해튼에서 살면서 겪었던 갈등과 정서가 담긴 유화 20여점이 국제갤러리에서 전시중이다. 거칠고 굵은 검은색 선과 만화처럼 아무렇게나 그린듯한 그의 작품에는 당시 뉴욕의 길거리 문화, 백인 중심사회에서 겪었던 흑인들의 고통 등이 드러나 있다. 작품 주인공 역시 흑인이 많다. 성공한 음악가 찰리 파커, 야구선수 행크 아론 등 흑인 영웅들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그들의 생활과 업적 그리고 시련을 이미지와 기호 그리고 단어로 표현했다. 대표적인 이미지가 왕관. 그에게는 누구보다 위대하고 소중한 인물이었기에 모두에게 금관을 씌웠다. 전시에는 작품가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바니 힐 아들의 인생처럼(Life Like Son of Barney Hill 1983)’을 비롯해 10년간 작가로 활동했던 당시의 대표작이 소개된다. 인간으로서도 작가로서도 짧은 생을 마친 바스키아는 장난기 가득한 작품 이면에 사회와 정치에 대한 비판을 담은,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으로 현대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작품세계에 담긴 작가 내면의 고통이 읽혀지는 전시다. 11월 12일까지 계속된다. (02)735-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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