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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가평가제] 잘못투자땐 원금일부도 날릴수있다

당초 자금시장에 커다란 파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됐던 채권시가평가제의 전면시행이 2000년7월 이후로 연기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발행 및 유통시장의 활성화와 운용기법의 고도화등 시장의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투신사나 은행의 펀드에 편입되는 채권이 시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원금의 일부도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투신사나 은행에서 판매하는 채권형 금융상품에 대한 인식이 현재의 「저축수단」에서 「투자수단」으로 바뀔 전망이다. 또 시가평가에 의해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만큼 수익률에 따른 금융상품간 자금이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신사와 은행신탁의 총 수탁금액이 326조원으로 은행고유계정 수신금액의 1.5배에 달하는데 오는 2000년7월 이전까지는 신규 인가되는 신탁상품에만 채권시가평가제를 적용하고 이미 판매인가를 받은 상품의 판매는 계속 허용된다. 다만 은행특정금전신탁, 뮤추얼펀드, 투신사의 사모펀드, 기업연금신탁 등은 사실상 신규인가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오는 11월15일이후 가입자는 채권시가평가의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채권시가평가란=은행신탁과 투신사 상품들은 대부분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8월말 현재 은행신탁과 투신사의 채권투자비중은 각각 22.2%, 59.5%이며 총 채권투자금액은 129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은행과 투신사는 채권의 가격을 장부가(취득원가)에 기간 경과이자를 더해 산출한후 고객에게 원금과 투자수익을 되돌려 주었다. 시가평가제가 시행되면 경과이자를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 즉 유통수익률 변화를 즉시 상품배당수익률에 반영해야 한다. 채권의 시장가격은 증권업협회가 매일 발표하는 시가평가 기준수익률에 따라 결정되며 이것과 실제시장수익률이 차이가 날 경우 각 금융기관 내에 설치되는 채권평가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투자자 영향=이 제도의 도입을 계기로 그동안 「안정적인 고수익 저축상품」으로 여겨져온 투신사신탁상품이 원금손실도 가능한 「투자상품」으로 재인식될 전망이다. 시가평가제가 적용된는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받게 될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단순한 예를 들어보자. 대표적 실세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10%일 때 1,000만원을 한꺼번에 시가평가제 적용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있다고 치자. 한가지 채권에 모든 자금을 투자하는 상품은 없지만 단순화를 위해 이 상품은 10%짜리 3년만기 회사채에 전액을 투자한다고 가정한다. 이 고객이 1년뒤 단 한 푼의 이자(수익금)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는 1년뒤 갑자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16.1%로 급등(가격 급락)했을 때다. 확정금리 상품에 가입했다면 1년뒤 이 고객은 이자 100만원과 원금 1,000만원을 찾을수 있었으나 시가평가제 적용상품에 가입하는 바람에 이자 100만원을 날린 셈이다. 그러나 채권수익률이 이처럼 급등하기도 힘들지만 신탁상품의 통상적인 채권투자비중은 은행이 20%, 투신사가 60%정도이기 때문에 이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난하다. 따라서 채권투자비중이 높은 투신사 상품에 가입했다가 기대되는 이자수입을 모두 잃을 가능성은 위의 예에서 채권수익률이 1년뒤 20%로 급등했을 때로 한정된다. 또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으면 꺼꾸로 채권가격이 상승(수익률 하락)해 예상했던 수익보다 더많은 수익을 얻을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자금이동 전망 및 채권시장 영향=채권시가 평가제가 전면도입되는 것이 아니기에 당장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해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 금감위는 적응기간이 1년8개월이나 되기 때문에 2000년7월1일 전면시행일이후에도 대규모 자금이동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국 등 시가평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금융선진국에서 신탁상품 수탁금액이 일반 상업은행 수신금액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에 연유한 것이다. 그러나 부실채권 상각으로 신탁상품 수익률이 앞으로 1년6개월동안 평균 2%정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므로 채권유통수익률이 하락을 멈추고 최소한 횡보세를 보인다면 신탁상품에서 자금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은 점쳐지고 있다. 다만 부실채권이 거의 없는 신탁상품 운용 금융기관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커 채권시장에는 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채권시가평가제의 도입은 다양한 만기의 채권이 발행, 유통되는 터전을 마련하는 등 채권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조그만 유통수익률변화에도 가격변동폭이 커지기 때문에 채권투자로 단기간 고수익을 노리는 상품이 개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 투신사의 대응방안=은행과 투신사는 시가평가제가 전면도입되면 운용성과에 따라 운명이 좌우된다고 보고 각종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상당한 금융기관들이 모의 채권투자를 실시하고 있고 일부는 제도도입이후 실제 시가평가 상품을 만들어 실전에 임할 계획이다. 또 채권은 만기가 되면 채권수익률변동과 관계없이 예정됐던 수익률을 얻을수 있다는 점을 이용, 한 상품에 다양한 만기의 채권을 편입해 채권수익률 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수 있는 상품 설계에 나서고 있다.【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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