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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검 장기화에 "뇌사상태"

소니-샤프 제휴등 세계시장 긴박한 변수 불구<br>최고경영진 수사에 묶여 투자결정등 대응력 상실<br>계획된 투자도 진행못해 1~2년후 후유증 클듯


“특검이 장기화되면서 정상적인 그룹 경영도 한계상황에 직면한 듯하다. 해외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경영변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삼성의 한 고위관계자) 9일로 삼성특검이 착수된 지 60일을 맞은 가운데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최고경영진이 전략적 경영판단에서 손을 놓는 바람에 경영마비를 넘어서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용철 변호사의 의혹 제기부터 따지면 4개월이 지난데다 45일간의 연장전에 법적 공방까지 고려하면 삼성그룹에 2008년은 문자 그대로 ‘잃어버린 1년’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신속한 투자결정과 기민한 대응이 실종됐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소니와 샤프의 제휴, 대만 난야와 미국 마이크론의 협력 등 세계 전자업계의 새 판 짜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특검으로 삼성전자가 휘청거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판세를 역전시킬 절호의 기회인 셈”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10월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출범한 신수종 태스크포스 역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막대한 리스크를 수반하는 신수종 사업을 차분하게 들여다볼 여유가 없는 것. 결국 삼성그룹은 단기적으로는 세계 전자업계의 협공으로 선두자리가 크게 흔들리고, 중장기적으로는 5, 10년 뒤를 내다본 그룹의 장기 발전전략을 제때 세우지 못해 글로벌 기업의 위상이 크게 손상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업체로 등극한 것은 무엇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설비투자 덕택이다. 삼성전자는 발빠르게 차세대 메모리기술을 개발, 양산체제를 구축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쟁업체들을 일찌감치 따돌려왔다. 이런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해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7조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투자내용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1, 2년 뒤에 심각한 후유증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니가 10세대 투자를 샤프와 하기로 한 LCD 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LCD 8-2라인에 2조9,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지만 이사회 연기로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다른 전자계열사인 삼성SDI도 1월까지 AM OLED(발광 다이오드) 2기 투자계획을 최종 결정하려고 했지만 경영진 출금 때문에 일본업체와 협상을 하지 못해 지지부진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지난 1980년대 투자 타이밍을 놓쳐 D램 시장에서 철수한 것과 일본 도시바가 투자를 주저하다가 끝내 2002년 D램 시장에서 철수한 사실을 지적하며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해외 신인도 하락 현상도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APㆍAFPㆍ로이터ㆍ블룸버그 등 해외 언론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연일 삼성특검 수사를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삼성 관련 뉴스를 보고 해외 주요 고객들이 납품은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다”며 “삼성 브랜드에 큰 상처를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은 사업계획을 잡지 못해 이달 초 시작한 대졸 신입사원 공채규모조차 아직 확정짓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올스톱된 상태다. 매년 2월 말에 열렸던 계열사들의 정기주총은 오는 28일로 늦춰졌고 그룹 창립 70주년(3월22일)도 그냥 넘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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