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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사태 봉합' 속으론 '갈등 불씨'

■ 우리금융 스톡옵션 파문<br>"경영진 성과·보상 강화해야…사외이사진 입장 변함없어

겉으론 '사태 봉합' 속으론 '갈등 불씨' ■ 우리금융 스톡옵션 파문"경영진 성과·보상 강화해야…사외이사진 입장 변함없어 손성원 전 웰스파고 부행장은 공적자금을 받은 한국의 3개 시중은행으로부터 행장제의를 받고 거절한 이유로 “급여가 미국은행보다 턱없이 적고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게 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지적이 이번 우리금융지주 스톡옵션 논란에서 정확하게 적용됐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스톡옵션 사태는 18일 사외이사들이 황영기 행장에 이어 스톡옵션을 반납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겉으로는 일단락됐다. 조찬모임 형식의 이날 회의는 5시간여에 걸쳐 진행됐고 전원 사퇴하자는 일부 주장도 있었지만 일단 사태를 수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사외이사들은 앞으로도 경영진에 대한 성과ㆍ보상 시스템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대주주인 정부(예금보험공사)와 갈등의 소지가 남아 있다. 이번 사태 전개과정에서 정부가 이사회 결정사안을 번복함으로써 기업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무시, 스스로 기업지배구조 발전정책에 배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한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됐다”며 “하지만 현명한 대처방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부와의 협조관계, 투자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고려해 사외이사가 모두 퇴진하는 것은 우리금융지주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다른 사외이사는 “스톡옵션 반납으로 이번 사태를 일단락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참석자 다수의 생각”이라며 “당분간은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외이사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경영진에 대한 유인책이 턱없이 부족하고 이를 앞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스톡옵션 외에 경영진에 대한 다른 보상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 사외이사는 “공적자금을 받은 회사이지만 유능한 경영진에 대한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스톡옵션뿐 아니라 다른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외이사들의 생각은 앞으로 대주주인 예보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사태 과정에서 시장주의와 관료주의의 시각차이가 현저히 드러났다. 공적자금을 받은 회사이지만 경영진에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난 2일 이사회의 결정과 국민의 돈이 들어간 만큼 스톡옵션이 과다하게 책정돼서는 안된다는 예보의 주장 사이에서 힘의 논리로 결론이 난 것이다. 2일 이사회에는 예보가 선임한 사외이사도 참석했다. 대주주를 대표한 이사가 참여한 결정을 대주주가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주주총회 다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권한을 약화시킨 것이다. 또 이번에 스톡옵션 대상자로 선정된 49명 가운데 황 회장과 사외이사들을 제외한 42명은 아직까지 반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상자들은 28일 주주총회 전까지 자진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 경우 표면적으로 봉합된 스톡옵션 파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특히 올해 스톡옵션 파문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스톡옵션이 통상 1년 단위로 경영성과를 평가해 보상하는 제도인 만큼 내년도 주주총회에서 스톡옵션 지급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조영주 기자 yjcho@sed.co.kr 입력시간 : 2005-03-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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