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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패션] 레인디어 게임

[스크린 속 패션]레인디어 게임 산타복장 무장강도 배금주의 풍자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리는 교도소 운동장 구석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루디(벤 애플렉)와 닉(제임스 프레인)은 3일 뒤면 출소하는 만기수. 출옥 후 할 일만 생각하던 이들의 꿈은 닉이 교도소 내 폭력사건으로 칼에 찔리면서 산산조각이 난다. 혼자 감옥 문을 나선 루디는 닉의 뇌쇄적인 펜팔 친구 애슐리(샤를리즈 테론)에게 반해 자신이 닉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애슐리와의 짧은 행복 뒤 루디는 카지노 강도범들에게 인질로 잡히고, 눈이 끊임없이 내리는 미시건주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배신과 배신을 거듭하는 사투를 벌인다. 영화 '레인디어 게임'에서 닉과 루디는 한국과 별 다를 것 없는 푸른 수의(囚衣)를 걸친 채 좁은 감옥방에서 고락을 함께 나눈다. 철창에 가려 여러 개의 직사각형으로 나뉘어져 보이는 좁다란 하늘을 함께 쳐다보며 감옥을 나선 이후의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음식에서 나온 바퀴벌레에 한 죄수가 흥분해 식판을 집어 던지며 난동을 부리자 수백명의 죄수들은 동료의 행동에 동참한다. 흥분한 죄수들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하는 무장 교도관들 역시 기계적이면서도 일사불란한 조치를 취한다. 이 장면은 같은 제복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형성되는 집단동질감을 잘 보여준다. 감옥에서 갓 나온 루디는 한 겨울임에도 얇은 면 점퍼에 청바지 차림. 한편 그를 맞이하러 나온 애슐리는 털모자가 달린 은회색 파커에 핑크 빛의 머플러와 모자로 코디, 교도소 밖 세상의 자유를 한 눈에 전달한다. 애슐리는 루디와 만난 지 반나절도 안 돼 옷 가게에 데려가 새 옷을 사주며 희망찬 출발을 다짐한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강도범들은 산타 클로스 차림으로 카지노를 턴다. 12월24일 밤에서 25일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인적이 거의 드문 미국 최북단 미시건주 인디언 보호구역내 카지노에 나타난 5명의 산타들. 일순간에 무장강도로 돌변한 이들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핏빛으로 물들인 뒤 결국 산타의 옷보다 더 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크리스마스의 본래 의미가 퇴색된 지는 이미 오래지만 산타 복장 무장강도의 비참한 최후는 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세태를 어느 영화보다도 씁쓸하게 전한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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