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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감원의 겨울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은 요즘 하루가 길다고 한다. 한 고위 관계자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해 술을 마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최근 금융감독원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주변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김중회 부원장과 신상식 전 광주지원장이 결국 구속 수감되면서 금감원이 느끼는 올 겨울 체감 기온은 한없이 내려가 있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김 부원장의 ‘결백’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그동안 김 부원장이 보여준 모습은 이권에 개입해 뇌물을 받아 챙길 만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전임자가 금품 수수 혐의로 수배 중 자살을 했던 당시 정황을 감안해도 김 부원장에 대한 혐의는 믿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함께 구속된 신 전 광주지원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일부에서는 자체적인 검증과 평가가 부족했던 탓에 ‘위험’ 인물이 지방 금융기관 감독을 책임지는 지원장을 맡았다고 자성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금융기관의 오류를 지적하고 건전 경영을 유도해야 하는 금감원의 책무는 그 성격상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비교될 수 있다. 자칫 발을 헛디딜 경우 땅으로 떨어져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받기 십상이다. 어쩌면 이것도 금감원의 한 간부가 언급했던 ‘저주받은 운명’인지 모른다. 따라서 금융감독당국의 모든 시스템은 투명하고 명확해야 한다. 인사는 물론 각종 검사 절차와 감독규정의 재ㆍ개정에 관련된 논의에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과거 금감원의 모습이 이런 기대에 부합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인사에 학연과 지연이 해마다 얽혔었고 규제 완화가 명분임에도 갖가지 논의는 여전히 비밀스럽다. 금융기관은 물론 금융소비자에 대한 고압적인 자세는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금감원의 캐치프레이즈는 ‘신뢰받는 금융감독 세계적인 금융시장’이다. 진실은 언제고 밝혀지겠지만 그것으로 금융감독의 신뢰가 온전히 회복되지는 않는다. 유독 춥게만 느껴지는이번 겨울을 쇄신의 기간으로 삼아야 할 필요는 없을까. 당장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금감원 인사에서 이런 요구가 반영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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