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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8월 7일] 무궁화 꽃은 피었습니까

무궁화(無窮花)는 여름에 피는 꽃이다. '피고지고 또 피어 끝이 없는 꽃'이라는 이름처럼 여름 한낮 무더위에 아랑곳 않고 계속 피어나는 무궁화는 마치 숱한 수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계속 일어서 마침내 오늘의 이 나라를 일군 우리 민족의 심성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꽃인 무궁화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애국가 가사에서 명시하듯 태극기 못지않게 우리나라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그 의미도 크다. 태극기가 정식으로 우리 민족의 표상으로 정해진 것은 130여년이지만 무궁화는 반만년 역사 동안 우리 민족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온 역사적 산물이다. 이 꽃은 한반도 전역에 널리 분포해 우리나라가 근역강산(槿域江山), 즉 '무궁화 나라'라고 불렸을 정도다.

'대한민국 國花' 위상 재평가를

그러나 일제강점기 무궁화는 일제에 의해 우리 민족과 동일시되며 전국 각지에서 송두리째 뿌리가 뽑혀나가는 등 갖은 수난을 당했고 무궁화 나라라는 이름은 이 시기를 거치면서 빛을 잃었다. 그 결과 삼천리 곳곳에서 볼 수 있던 무궁화를 이제는 흔히 볼 수조차 없게 됐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여기에 더해 나라꽃 무궁화가 국민에게서 멀어지고 국가정책에서까지 평가를 받지 못한 점은 더 안타깝다.

월드컵 등 각종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의 선전에다 우리나라의 정치ㆍ경제적 위상 증대에도 불구하고 나라꽃을 알리려는 노력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 차원의 무궁화 홍보정책은 여론을 형성하기에는 아직 부족하고 기업이나 단체도 무궁화를 홍보하려는 노력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주요20개국(G20) 국제회의를 개최한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 무궁화라는 사실을 과연 전세계인 중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 하물며 그것이 어떤 꽃이며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은 더 소수일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산림청은 나라꽃 무궁화를 보급해 국민의 확실한 상징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를 지난 7월30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잇달아 연다. 7월 말부터 시작해 무궁화 꽃의 절정기인 8월 한 달을 '무궁화의 달'로 정하고 오는 9월12일까지 전국 5개 지역을 돌아가며 시기를 달리해 전국민적인 무궁화 문화운동을 전개하기로 한 것이다.



이 축제는 2년 전 산림청이 시장친화적인 무궁화 확산 종합계획을 수립한 이래 나라꽃 무궁화 문화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무궁화를 생활 속에서 사랑 받게 하고 국민화합과 희망을 상징하는 국가브랜드로 육성하려는 뜻에서 추진하는 행사다.

올해 벌어지는 무궁화 축제는 '희망으로 다시 피는 무궁화'라는 주제를 걸고 부산ㆍ인천ㆍ홍천ㆍ진도와 독립기념관에서 서로 테마를 달리해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에서는 무궁화 분화 전시회, 우수 무궁화 분화 품평회, 무궁화 공예ㆍ문예 작품 전시회, 무궁화 삼행시 짓기, 무궁화 압화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무궁화 떡ㆍ차 시식회, 무궁화 포트묘 나눠주기 등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국민들은 이런 행사를 통해 나라꽃 무궁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문화 요소로 키울 전략 필요

무궁화를 심고 가꿔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무궁화를 문화적 요소로 인식하고 국민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라꽃이라는 무궁화가 국민 가슴 속에서 떠나간다면 그곳을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태극기 물결이 가슴을 벅차게 했던 6월의 그날처럼 무궁화 향기가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국민 모두 다시 한번 나라꽃 무궁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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