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유럽 가전시장 잡자" 자존심 대결

IFA개막, 60개국 1,250여개 업체 참가

삼성, 소비자 영감 자극… LG는 파격 디자인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09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 입구에 들어서면 삼성이 자랑하는 LED TV로 만들어진 꽃잎 모양의 조형물이 천장 거울에 반사돼 장관을 이룬다. /사진제공=삼성전자

IFA 2009의 LG전자 부스 전경.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테두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보더리스' LED TV를 전략제품으로 선보였다. 현지 모델들이 LG LED TV를 직접 만져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09'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다.

올해로 49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에는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ㆍ웅진코웨이를 비롯한 30여개 업체가 참여하며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 유럽의 필립스와 밀레 등 60여개국 1,250여개 업체가 신제품을 내놓고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삼성전자ㆍLG전자ㆍ소니 등 글로벌 가전 빅3는 기술력을 총집결한 TV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불꽃 튀는 자존심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 'TV=삼성' 신화 심는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 소비자의 영감을 자극(New Species, More Inspiration)'이라는 전시 테마를 설정, 5,475㎡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해 'TV=삼성'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계획이다. 전시관 입구에는 140여대의 LED TV로 초대형 꽃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LED TV 하이라이트존, 미래기술존, 상용화 기술존, 에코존 등 테마별로 제품을 전시한다. 미래기술존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6.5㎜ 두께의 LED TV와 82인치 울트라 HD LCD TV, 리모컨에 소형 TV를 장착한 'LED TV 커플' 등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홈시어터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AV 제품도 대거 선보인다. 특히 삼성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통해 인터넷 사이트에 연결해 영화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는 'e-contents' 서비스를 유튜브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이 전시회에 불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리는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를 참관한 뒤 베를린으로 이동해 최지성 DMC(완제품) 부문 사장, 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과 함께 전시회를 둘러볼 예정이다.

◇LG전자, '테두리 없는 TV' 파격디자인 선보여

LG전자는 테마를 '리브 보더리스(Live Borderless)'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3,700㎡ 규모의 전시공간 상당 부분을 테두리 경계선을 없앤 '보더리스 TV'에 할애했다. 파격적인 디자인을 세계시장 공략의 또 다른 무기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15인치 OLED TV를 선보이는 한편 오는 11월부터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다.

관심을 모아온 동작인식 리모컨의 경우 정식 명칭을 '매직 모션 리모컨(Magic Motion Remote Control)'으로 정했다. 전원ㆍ채널ㆍ음량ㆍ확인 등 6개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는 마치 PC 마우스를 움직여 클릭하듯 TV를 조절한다.

B2B 시장을 겨냥, 1대의 호스트 PC에 최대 11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하는 네트워크 모니터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또 생활가전의 경우 아예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 세계 최대 용량과 친환경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소니, "3D 기술로 잃어버린 시장 찾는다"

소니는 명성 회복 카드로 3D TV를 꺼냈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은 2일(현지시간) 진행된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메이크 닷 빌리브(Make.believeㆍ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꾼다)'라는 테마를 내세웠다.

그는 "3D 브라비아 TV뿐 아니라 소니 바이오 노트북, 컴퓨터, 플레이스테이션3,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등 3D 기술을 적용한 기기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소니는 2010년 말까지는 3D TV의 글로벌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스ㆍ파나소닉 등 다른 해외 경쟁업체들도 얇은 PDP TV, 고화질의 시네마스코프 TV 등을 내놓는다.

이번 전시회에는 삼성전자ㆍLG전자뿐 아니라 국내 업체 중에서는 웅진코웨이ㆍ쿠쿠전자 등이 새롭게 참여한다. 한편 글로벌 가전 CEO들이 집결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스트링어 소니 회장 간 면담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