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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맥 마지막 몸짓이런가…

전남 고흥군 팔영산, 남해 맞닿은 여덟 연봉여덟 개의 연봉. 남해 바다와 맞닿는 곳에서 국토를 세로로 내닫던 소백산맥의 마지막 몸짓이었을까. 호남 끝자락에 우뚝한 여덟 봉의 암릉은 기운이 장대하다. 전남 고흥군 팔영산.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고작 해발 608m이다. 그러나 산 깨나 탄다는 산악인들도 한 번 오르내리면 "만만치 않네요"라며 웃는다. 아마 낮다고 만만하게 봤다가, 혼쭐났다는 의미의 웃음일 것이다. 팔영산의 험한 산세는 전설 속에도 서려있다. 팔영산의 원래 이름은 팔전산. 그런데 중국 위왕의 세숫물에 암릉 여덟 봉이 비친 뒤로 그 험준한 산세가 중국에까지 떨쳤고, 산 이름이 팔영산이 됐다는 사연이다. 여덟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팔영산은 1봉에서 8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종주산행의 묘미가 각별해 산악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여기에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다도해의 절경은 산행의 기쁨을 배가시킨다. 한때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와 남동쪽 능선 계곡에 조성된 자연휴양림도 들러볼 만하다. 새벽녘에 시작한 팔영산 등반. 산행로는 능가사에서 시작해 마당바위를 지난 뒤 암릉종주를 마치고 다시 6릉과 7릉 사이 하산길을 타고 능가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그다지 높지 않은 오르막, 정상까지는 1시간쯤 걸렸다. 제1봉인 유영(儒影)봉에 서니 시원한 해풍이 반긴다. 산에 오르니 바다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섬들이 더 없이 정겹다. 그런 감상도 잠시, 두번째 성주(聖主)봉으로 향하는 길이 만만치 않다. 깎아지른 절벽이 앞을 막아선다. 이제부터 '네발 등산'이 시작된다. 속칭 네발 등산이란 바위산에서 손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야 경우를 일컫는 산악인들의 은어. 밧줄 잡으랴 나무 등걸 움켜쥐랴, 오금이 저린다. "어이쿠." 잠시 한눈을 팔다 바위에 무릎을 찧었다. 쩔룩거리며 생황(笙簧), 사자(獅子), 오로(五老), 두류(頭流)봉을 올랐다. 긴장한 탓인지 칠성(七星)봉에 닿았을 때 몇 봉이나 지나쳤는지 가늠키 어려웠다. 가까이 봉우리가 없길래 종주가 끝난줄 알았다. 그런데 저 멀리 또 하나의 암릉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오른 칠성봉은 일곱째 봉우리이고, 제8봉인 적취(積翠)봉이 남은 것이다. 8봉까지 종주를 마치고 내려오는 하산길은 산책로처럼 편안했다. 해발 600m의 만만해 보이는 팔영산, 심한 굴곡의 암릉이 거칠고 험하지만, 위험구간마다 사다리와 밧줄, 철제난간 등이 설치돼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 능가사 팔영산의 연봉을 등에 업고 있는 능가사는 신라 눌지왕 3년(420)때 아도화상이 창건한 절이다. 당시 이름은 보현사(普賢寺). 임진왜란 때 전소되어 인조 22년(1644) 정현대사가 현 위치에 중건, 이름을 능가사라 지었다. 팔영산의 산세가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는 뜻에서 나온 명칭. 능가사에 들어서면 사천왕문과 대웅전, 요사체, 웅진당이 차례로 있다. 사천왕문에서 대웅전까지가 100m 정도이며 다른 건물들 사이의 간격도 앞뒤로 널찍널찍하다.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63평 팔작집으로 구조는 주칸에는 공포를 짜 얹은 다포식으로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 95호로 지정돼 있다. 신라때 10대사찰로 꼽혔다는 능가사는 현재 비구니들의 도량으로 이름이 높다. ■여행메모> ◇산행코스 점암면 성기리~능가사~제1봉~7봉~정상(8봉)~능선안부~능가사~성기리(9km, 4시간 30분) ◇교통 <자가용>벌교에서 고흥방면을 15, 27번 공용국도로 들어선다. 과역을 통과해 2km 정도 가면 855번 지방도로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능가사 방면으로 진입한다. 갈림길 입구에 팔영산이라고 쓴 이정표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중교통>광주나 순천에서 고흥으로 들어가는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고흥행 버스를 타고 과역에서 하차하여 능가사행 버스로 갈아탄다. 과역에서 15분거리로, 하루에 8회 (09:00, 11:00, 12:50, 13:40, 15:40, 16:30, 17:40, 18:50) 운행한다. 광주나 순천은 열차가 연결되는 곳이므로 철도와 연계하면 편리하다. ◇숙박 고흥이나 과역의 장급 여관들을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산중에서 하루를 보내려면 팔영산 등산로 초입의 팔영산장(061-833-8070)에서 민박을 하거나 안양동 계곡의 팔영산 자연휴양림(061-833-8779)을 이용할 수 있다. 팔영산장은 크고 작은 방이 8개 있고 주차도 가능하다. ◇문의 팔영산 관리사무소 061-833-8779, 휴양림 관리사무소 061-833-8779 <사진설명> 7봉에서 바라본 8봉의 모습. 팔영산은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험준하다. 고흥= 글ㆍ사진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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