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우리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가 가입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하지만 '환영' 입장을 표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비교하면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의 TPP 가입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력 △제3국 공동진출 △양국 간 액화천연가스(LNG) 협력 등의 경협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이 TPP 참여 결정을 내릴 경우 한중일 FTA 및 RCEP 협상에서 유지해온 양국 통상협력 관계를 TPP에서도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TPP가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의 TPP 참여 검토 동향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답변은 환영 입장을 표명한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하면 다소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향후 TPP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창립멤버로서 우리 정부에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협상을 자국에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양국 정상은 RCEP 협상의 가속화와 조속한 타결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로 합의했으며 한중일 FTA에서도 실질적 시장접근 협상이 조속히 개시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LNG 수입에 대해서도 동북아 LNG 허브를 조성하는 등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일본과 한국은 각각 세계 1위, 2위의 LNG 수입국이다. 미국이 LNG를 수입하면서 단위당 2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은 9달러를 부담하고 있다. 양국은 LNG 공급물량 확대로 당분간 수입국에 유리한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공동으로 수입단가를 낮춰 가격협상력을 높이기로 했다.
양국은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의 제3국 공동진출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양국 기업은 아랍에미리트(UAE) 가스복합화력발전소, 멕시코 만자니오 LNG 터미널, 인도네시아 LNG 공동개발 등의 분야에서 공동진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양국 정상은 녹색기후기금(GCF)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고위급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양국은 한일 청년인재 교류지원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인재매칭 상담회 개최, 인턴 실습 프로그램 운영 등에 나서기로 했다./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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