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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주택 공급과잉 경고] 올 주택분양 56%↑… "한꺼번에 입주 몰리면 집값 버티기 힘들 것"

지방 '위험'-서울·수도권은 '안정'… 차별화 전망



주택 공급과잉 경고가 잇따르는 것은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70만가구로 지난 199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허가가 아닌 분양 물량도 2015년 약 50만가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공급 물량(33만854가구)에 비해 56%나 늘어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주택의 입주가 몰리는 2~3년 뒤에 입주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1~2년 사이에는 주택 공급과잉 여파가 크지 않겠지만 이 같은 물량 공급이 오는 2016년에도 지속될 경우 2~3년 뒤에는 전국적으로 미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공급과잉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각도 있다. 인허가 총량으로 공급과잉을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내년 공급량 추이와 주택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2~3년 후 입주 시점에 시장 충격 우려=올해 분양 및 인허가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올해 급증한 공급물량의 여파는 2~3년 후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때에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에도 2007년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계약 해지, 입주 거부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올해 예년보다 많은 주택 물량이 나왔고 12월 비수기에도 꽤 많은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공급된 물량의 입주가 시작되는 2~3년 후에는 과잉공급에 따른 문제점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도 "2000년대 들어 최대 물량이 나온 만큼 입주 시점에 분명히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입주 시점에 투자수요가 빠져나가면서 주택 가격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리스크가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3년 뒤 입주대란이 실제로 벌어질지는 내년 분양 물량 수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까지는 시장이 감내할 정도인데 내년에도 올해처럼 물량이 많아진다면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면서 "건설사들이 생각보다 밀어내기 분양을 많이 하고 있고 내년에 물량을 30%가량 줄인다는데 실제로 줄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지방 지역별 차별화 전망=전문가들은 주택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전국적인 현상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과 서울·수도권 등 지역에 따라 차별적인 양상을 나타낼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구 등 일부 지방은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투자 수요가 대거 가세한데다 내년부터 입주 물량도 크게 늘어나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서울의 경우 내년과 내후년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데다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멸실 가구도 많아 상대적으로 공급과잉 우려에서 비켜서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 주택시장은 2011년부터 호황을 보였고 대구 등 일부 지역은 내년 입주 물량도 많아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수도권은 현재 미분양 수준을 고려할 때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공급이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도 "지방은 이미 공급과잉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서울과 수도권은 기본적으로 주택을 지을 땅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되는 상황이 올 수 없다"고 말했다.

◇총량으로 공급과잉 판단은 무리, 신중론도=공급과잉 우려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주택 공급이 급증 했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인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또 공급과잉 여부는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올해 인허가가 70만가구로 늘었다고 공급과잉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최근 주택 수요를 받쳐줄 유동성이 충분히 공급됐고 다양한 정책 모기지가 나온데다 청약 수요도 많이 풀렸기 때문에 단순히 총량을 가지고 공급과잉 여부를 판단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과잉이 단기적으로는 걱정거리이고 여기에 금리인상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더해지면 걱정할 수준이겠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 본다면 단기적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주현 MDM 회장도 "일시적인 주택 물량 공급이 많아 충격을 조금 받겠지만 무리 없이 소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택지 개발이 안 되고 도시 재생·개발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시적인 공급과잉의 영향이 길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재용·권경원·고병기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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