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 측 관계자는 15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안 전 대표와 만날 계획은 없다”며 “상황이 무르익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권 경쟁주자인 안 전 대표에게 숙이고 들어가는 방식은 피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안 전 대표는 인재영입 등 자신이 제안한 혁신안에 대한 문 대표의 답변을 요구했지만 문 대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사실상 문·안·박 연대를 거부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2일 국민대 강연에서 “문·안·박 세 사람이 무조건 손만 잡으면 우리 당의 살길이 열리는지 묻고 싶다”며 “세 사람이 손을 잡아서 정말로 거대한 쓰나미를 막고 땅에 떨어진 야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를 따르는 호남 의원들 역시 문·안·박 트리오에 대해 “호남 인사가 한 명도 없다”고 반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문·안·박 트리오’가 당 내홍의 현실적 해법이라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대립각을 유지해온 주류 측의 강기정·김태년·우상호·최재성 의원과 비주류 측 문병호·정성호·최원식 의원은 최근 ‘7인회’를 결성해 문·안·박의 3인 지도체제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일방적 사퇴를 반대하는 주류와 문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고 안 전 대표가 전면으로 나서야 한다는 비주류의 주장을 현실적으로 만족 시킬 수 있는 것이 문·안·박 체제라는 것이다. 이들 외에도 박영선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중도 성향의 의원들이 함께하는 ‘통합행동’에서도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대화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당분간 이 둘은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표는 오는 18일과 25일 광주에 내려가 대학교 특강과 현장최고위를 개최하는 등 ‘호남민심’ 이탈을 경고하며 문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안 전 대표와 비주류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독자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 등 호남 의원 중심의 비주류 의원들은 16일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전망이어서 문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은 계속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형윤기자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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