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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캐피털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내년 1·4분기까지 한국형 퇴직연금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티머시 아모르 미국 캐피털그룹 회장과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0년 25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캐피털그룹과 공동으로 한국형 은퇴상품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늦어도 내년 1·4분기에는 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날 아모르 회장과 은퇴·자산배분 상품 공동개발 및 액티브(적극적인 주식투자) 운용능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 조인식 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한국형 퇴직연금 상품에 대해 연령대별로 동적인 자산배분이 가능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출시된 연령대별 상품들이 명칭과 달리 연령대별로 차별화된 자산배분을 수행하지 못한 데 반해 연령대에 맞는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각 자산별 투자비중뿐 아니라 은퇴 후 모아둔 자산을 인출하는 과정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삼성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구 대표는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성장주·가치주·배당주 등 자산군을 다양하게 조합한 펀드를 편입하고 해외 글로벌 펀드도 자산의 종류와 지역별로 세분화해 편입함으로써 기존 퇴직연금펀드보다 훨씬 다양한 펀드를 포괄하는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캐피털그룹과의 제휴를 계기로 액티브주식운용위원회·퇴직연금위원회·상품전략위원회·판매채널지원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설치해 캐피털그룹의 상품개발 및 운용 노하우 등을 전수 받을 방침이다. 구 대표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액티브 주식운용을 대표펀드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관계당국이 소규모 펀드의 통폐합을 용이하게 하는 조치를 취한 만큼 최대한 펀드를 통폐합해 대표펀드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번 캐피털그룹과의 제휴를 계기로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자산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00조원 수준인 삼성자산운용의 수탁액을 2020년까지 400조원까지 늘리고 아시아 3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지수펀드(ETF)를 홍콩과 중국 등 해외에 적극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모르 회장도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은퇴와 자산관리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라며 "삼성자산운용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다른 계열사까지 최대한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그룹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금융자산만 1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지난 1931년 설립됐다. 본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으며 런던·시드니·도쿄 등 세계 각국에 26개 지점을 두고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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