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수저, 흙수저하는 농담. 요새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자식에게 대물림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인데, 이 농담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화제입니다. 조주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식의 부가 결정된다는 수저 계급론.
한국인의 자산 형성에 상속, 증여가 기여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더 이상 농담이 아닌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1980년대 연 평균 27%에 불과했던 자산 형성에의 상속, 증여 비중이 최근엔 42%까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민간이 쌓은 자산이 모두 100만원이라고 치면 1980년대에는 27만원만이 부모에게 상속받은 것이었지만, 최근엔 상속으로 쌓은 자산이 42만원으로 불어났다는 뜻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으로 꼽힙니다. 저성장이 진행되면서 ‘개인의 노력으로 번 소득’보다 ‘상속받은 자산’이 자산 형성을 위해 중요해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낙년 교수/ 동국대 경제학과
경제 성장이 높을 때는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지 않았더라도 자신이 열심히 일함으로써 소득을 높여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 그런 기회가 줄어들게 되니 부를 물려받은 사람들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거죠.
현재 한국에서의 상속 비중은 다른 선진국들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2000년 기준 독일, 스웨덴, 프랑스는 전체 자산 중 상속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였고, 영국은 50%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국민소득 대비 연간 상속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머지않아 한국인의 자산 형성을 위한 상속 자산 기여도가 서구 국가들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조주희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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