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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탁사 "100조 시장 선점하자" 도시정비사업팀 앞다퉈 구성

■ 서울시 '신탁사 재개발 참여' 늘린다



부동산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주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도시재생팀'을 새롭게 신설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로 일단 4명으로 출발해 인원을 더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람코자산신탁 역시 정비사업 전단 팀 구성을 준비 중으로 곧 인력 채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신탁사가 이처럼 정비사업 수주 전담팀을 꾸리는 이유는 내년 3월부터 부동산신탁사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부동산신탁사의 재개발·재건축 참여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서면서 신탁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신탁사 정비사업 참여 활성화 방안 마련 =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정비사업전문업체에 부동산신탁사의 재개발·재건축 참여 활성화 방안을 포함해 정비사업 전반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입법예고 돼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새로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부동산신탁회사가 재개발·재건축의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다. 현재는 불가능 한데 내년 3월부터는 가능해지는 셈이다.

문제는 신탁사가 참여할 수 있어도 일선 조합에서 시행사로 신탁사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결국 이렇게 되면 부동산신탁사의 참여를 통한 정비사업 전문화 및 투명화 등의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 시가 별도로 정비사업 참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선 조합에서 신탁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시가 조례나 지침 개정 등을 통해 면적이나 시행금액, 지지부진한 사업장 등의 경우 신탁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규제나 인센티브 혜택을 줄 것인지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연구용역은 이르면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탁사는 재개발·재건축이 잘 풀리지 않는 지역, 특히 규모가 작은 곳에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시장, 일대 변화 오나 = 현재 재개발·재건축 시장 규모는 약 20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탁사는 서울시가 별도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찬성이다. 신탁사 고위 관계자는 "내년 3월 시행되는 도정법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지자체 등이 조례나 지침 등으로 뒤받침 해줘야 신탁사의 참여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들은 전체 사업비의 총 70%까지 자체 조달할 수 있다. 아울러 자금력 있는 신탁사가 사업을 주도하게 되면 기존 조합과 건설사 사이의 병폐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부동산신탁사들은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토신의 경우 전담 팀 구성 외에 이주비 이자에 대해 사업비 형태로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코람코는 인력 채용과 수주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자산신탁과 국제자산신탁 등도 내년에 정비사업을 전담하는 별도 상설조직도 검토중이다.

이와 별개로 금융투자협회는 시행규약과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각 회원사에 전달하고, 늦어도 연초에는 최종안을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200조원 가운데 약 100조원 가량을 신탁사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3월 이후 정비사업 시장이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신탁사에 지불 할 보수가 전체 매출의 3~4% 정도로 어지간하면 수천억을 넘길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예상보다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유·고병기기자 0301@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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