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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억 신기록 쓴 미술시장 '장기 호황' 닻 올리나

김환기 작품 '박수근 빨래터' 이후 8년만에 최고 경매가









김환기
김환기 '19-Ⅶ-71 #209'










단색화 열풍으로 미술시장이 되살아 난 가운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수화 김환기(1913~1974)의 점화 '19-Ⅶ-71 #209'이 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47억2,000여 만원(3,100만 HKD)에 팔리면서 한국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단색화'는 1970년대 등장한 단색조의 추상화로 2~3년 전부터 해외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회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단색화라는 순풍을 업고 한국미술시장이 돛을 높이 올렸다.

◇시장주기, 호황 진입=미국의 그림가격지수인 '메이-모제스(Mei-Moses) 인덱스'에 따르면 미술시장의 주기는 보통 10년 안팎이며 세계적 부(富)의 증가로 그 주기는 짧아지는 추세다.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로 된서리를 맞았던 글로벌 아트마켓은 저금리 기조와 함께 불안한 금융자산을 대체할 안전자산으로서 고가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2010년에 변곡점을 찍고 회복했으며 2012년부터는 최고가 경신을 거듭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달랐다. 국내미술시장은 2006~2007년 호황기에 국민화가 박수근의 '빨래터'가 45억2,000만원에 낙찰되는 등 기록을 세웠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더불어 대기업 비자금 연루 등 악재가 겹치며 2013년까지 불황에 빠져들었다. 바닥을 다지던 미술시장의 불황을 끊어놓은 것이 해외발 단색화의 훈풍이었다. 국내 양대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올 초만 해도 5,000원을 밑돌던 주가가 2만3,000원까지 급등했으며 상반기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초과달성 했을 뿐 아니라 매출도 2008년 이후 최대치를 전망하고 있다. 케이옥션 역시 10월 현재까지 기록한 올해 매출이 415억원으로 연매출 최대치였던 2007년의 603억에 육박하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투기 아닌 투자, 장기 호황 기대=8년 전 호황은 채 2년을 넘기지 못했다. 미술시장의 이번 호황은 얼마나 갈까?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투기에 가깝던 경매열풍과 달리 이번에는 투자적 신중함이 보여 장기 호황을 전망한다. 경매 최고가 작품을 비교하더라도 박수근의 '빨래터'는 완성도·예술성 면에서 과대평가된 면이 없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 새 기록을 쓴 김환기의 작품은 작가 전성기인 1971년의 작품으로 세로 250㎝가 넘는 대작이며 국립현대미술관의 단색화 전에 출품됐던 전시 이력 등 다양한 검증이 가격형성의 합리적 기반이 됐다. 또한 지난번 호황이 내수시장 의존이 컸던 것과 달리 이번 단색화 발(發) 호황은 해외시장이 주도한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수근의 '빨래터'는 국내 컬렉터가 낙찰받았으나 김환기의 이번 기록작품은 미술관을 소유한 외국인 컬렉터가 소장했다. 국제갤러리가 해외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개척한 단색화 시장의 경우 해외 주요미술관이 전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페이스,패로탱, 블룸앤포 등 세계적 거물 화랑과 크리스티 뉴욕과 홍콩 등에서 연달아 전시를 열어 국내시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서울옥션 최윤석 상무는 "지난번 호황과 버블을 경험한 구매자의 학습효과가 반영돼 시장이 견고해졌다"라며 "검증된 작가의 주요 시기 수준 높은 작품을 엄선하려는 노력이 있는 만큼 호황이 길게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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