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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경영권 장악 속도낸다

영국 테스코 임원 전원 물갈이


7조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실질적인 경영권 장악에 돌입했다. 기존 영국 테스코 임원들로 채워졌던 사내이사를 MBK 인사로 사실상 교체했다. 또 홈플러스 지배구조도 재무부담을 줄이고 간주취득세·배당세금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주회사 형태로 변경했다. 1999년 삼성물산과 합작해 홈플러스를 열었던 영국 테스코의 색깔을 지우고 MBK의 홈플러스로 전환하는 셈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사내이사를 3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MBK 대표, 박태현 MBK 부사장, 민병석 MBK 전무, 김수이 CPP인베스트먼트 아시아사모투자 부문 대표가 홈플러스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CPP인베스트먼트도 MBK 측으로 분류돼 사내이사 5명 전원이 MBK 소속인 셈이다. 새 감사에는 이인경 MBK 전무(CFO)가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에는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선임됐다.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장은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반면 기존 사내이사였던 영국 테스코 소속의 데이비드 서도우, 키스코웰과 안희만 홍보부사장이 사임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인사시스템과 회계연도, 팀제구성 등이 영국 테스코 본사 시스템에 맞춰져 있어 앞으로 한국식으로 바꾸는 조정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사내이사들의 보직은 기존 테스코 회계연도에 따라 늦어도 내년 2월께에는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MBK는 주요 인수기업에 대해 사내이사와 핵심 보직에 자사의 인사들을 파견, 경영을 관할하도록 해왔는데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이러한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MBK 관계자는 "코웨이·ING생명 등을 인수한 후에도 김 회장이 각사의 사내이사를 지낸 바 있어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코웨이의 경우도 이사진 6명 가운데 4명이 MBK 소속으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IB) 업계는 MBK가 코웨이의 사례를 참고해 홈플러스를 경영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선 임직원의 고용잡음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코웨이를 인수하며 임직원들에게 약 156억원의 위로금을 배분한 만큼 이번 홈플러스 임직원들의 위로금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과거 코웨이를 인수할 당시에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았다. 도성환 사장의 유임 역시 한국 임직원의 구조조정이 없다는 메시지 전달 측면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사내이사의 변경은 테스코 주재원들의 철수일뿐 한국 임직원을 해임하거나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도기 상황이 일단락된 후 도 사장의 직위유지 문제는 유동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BK는 코웨이를 인수할 때에도 거래금을 완납한 후 4개월 뒤인 2013년 5월 홍준기 코웨이 사장에게 지주사 법정관리 신청정보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자진 사퇴를 권고한 바 있다. 도성환 사장도 개인정보 2,400만건을 보험사에 넘긴 혐의로 기소돼 있는 상태다. 또 홈플러스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대표이사 교체의 사유가 될 수 있다.

한편 MBK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어피니티 컨소시엄을 누르고 홈플러스를 인수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인 인수구조 역시 현실화됐다. 22일 홈플러스는 보유하고 있던 홈플러스홀딩스(옛 홈플러스베이커리)지분 100%를 MBK의 특수목적 법인인 한국리테일투자(54.46%), 한국리테일투자2호(40.54%), CPP인베스트먼트(5%) 등에 전량 양도했다. 또 테스코와 홈플러스가 갖고 있던 홈플러스스토어즈 지분 95.66%를 홈플러스홀딩스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스토어즈는 테스코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2조2,08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최대주주인 홈플러스홀딩스가 전액 참여했다. 즉, 홈플러스홀딩스를 최상위 회사로 두고 순서대로 홈플러스스토어즈-홈플러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매각과정에서 테스코는 이처럼 자회사를 인수한 후 자회사 유상증자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MBK 구조가 홈플러스의 재무건전성을 헤치지 않는다고 보고 최종적으로 인수대상자로 MBK의 손을 들어줬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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