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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한국적 감각을 수출경쟁력으로-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우리 경제를 이끄는 큰축의 하나인 수출이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경제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은 3·4분기에 순수출이 감소하면서 성장률을 0.7%포인트 깎아내리는 마이너스 기여를 했고 4·4분기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 수출은 세계에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하면서 한국 경제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글로벌 경제를 전제로 한 수출의존형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1960년대 이전 우리의 전략 아닌 전략은 유무상 해외 원조로 겨우 연명하는 것이었다. 1960년대 들어서는 광부와 간호사의 서독 파견, 베트남 파병 등을 통한 외화 획득과 차관유치가 우리의 생존형 글로벌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국토재건과 한국 경제의 기반을 다져나갔다. 1970~1980년대는 창조적 모방을 표방하며 조선소와 배를 함께 만들면서 수출에 나선 무모한 용기로 고도성장을 일궈 나갔다. 1990년대 이후에는 대기업 주도로 성장한 반도체·자동차·선박·석유화학·전자제품의 수출이 빠르게 늘면서 우리 경제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후발국들에 밀리고 있다. 기술은 여전히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후발국들에는 추격당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조선·철강·석유화학 등에서 우리와 대등하게 경쟁 중이다. 특히 대륙의 실수로 불릴 만큼 우수한 휴대폰 경쟁력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절대 넘볼 수 없다고 여겼던 반도체까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추격하고 있다.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미래를 개척해나갈 틈이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법과 신형 엔진이 요구된다.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새로운 글로벌 전략에서 찾아야 한다. 자본·기술·효율만이 아니라 융복합·창의력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그 중심에 한류가 있다. 영화 '국제시장'을 수출하면서 꽃분이네 가게에서 파는 우리 상품도 수출할 수는 없을까. 세계적인 한류의 열풍이 드라마·음악 등 콘텐츠를 넘어 제품과 서비스로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적 기질과 감각을 통해 만들어낸 한류 바람이 문화를 넘어 경제의 영역으로 퍼져나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리의 거리응원에 세계는 경악했다. K팝의 노래와 춤에, K드라마의 스토리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이 에너지를, 이 환호를 이 열정을 K뷰티·K패션·K푸드 등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제는 대기업이 아니라 창조적 아이디어와 작지만 의미 있는 도전으로 무장한 중소기업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자동차와 철강 등 장수들이 일합을 겨루던 수출시장에서 이제는 중소기업 같은 수많은 졸병들의 인해전술을 구사할 때다. 그 경쟁력의 중심에는 한류와 같은 한국적 감각이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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